[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서프라이즈 강태오입니다. 요즘 많이 바쁘냐고요? 네, 많이 바쁩니다. 일단 대학교 새내기가 됐어요! 며칠 전에 건국대학교 영화과에 입학해서 개강했는데(드디어 ‘개학’이 아닌 ‘개강’이라는 단어를 쓰다니!) 동기들과 ‘학식’도 먹고 선배들과 워크숍도 가고. 정말 하루하루가 신기하고 설레는 신입생입니다.(웃음) 그리고 MBC 새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도 합류하게 됐어요. 그러고 보니 여러 가지 설레는 일들이 참 많았네요. 바쁘지만 정말 행복한 요즘입니다.(웃음)
![]() |
◇ 짝사랑남 멋있어요, 누구나 짝사랑의 기억은 있으니까
제가 ‘여왕의 꽃’에서 맡은 역할인 허동구는 참 밝고 귀여운 친구에요. 여주인공 강이솔(이성경 분)을 짝사랑하는 역할이고요. 두 캐릭터는 아버지들이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직접 생활 전선에 뛰어든 인물들인데요, 짝사랑하는 강이솔에게 항상 일거리를 제공해주고는 하는,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캐릭터죠.
이런 순애보적인 역할은 정말 처음이에요. ‘짝사랑남’ 정말 매력 있어요. 비록 선택을 받지는 못하지만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줄 아는 남자. 정말 멋지지 않아요?(웃음) 짝사랑은 누구나 다 해보잖아요. 저도 제 경험이 조금은 녹아나올 것 같아요. 허동구의 짝사랑하는 심정은 저와 비슷하더라고요. 저도 짝사랑했을 때에는 더 소심해졌거든요. 괜시리 고백했다가 차이면 친구마저도 안 될까봐 더 소극적이 되고.(웃음) 허동구가 딱 그 상태에요. 제 어렸을 때의 짝사랑하던 모습을 보는 기분이랄까.
이번에는 제대로 지상파 드라마에 도전을 하는 거예요. 정말 떨렸죠. 하지만 나름대로는 ‘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으로 꽤 긴 드라마를 찍어봤으니 엄청 떨리지는 않겠지’하고 다독였어요. 그랬는데 막상 대본 리딩 현장에 갔더니 더 떨리라고요. 실수도 많이 하고.(웃음) 제 차례가 대본에 표시가 돼 있는데, 그 표시가 가까워질수록 정말 떨리는 거예요. 다음 페이지, 다음 줄 이런 식으로 제 대사가 가까워지는데.(웃음) 정말 떨린 것 밖에 기억이 안 나요. 제 아버지 역할로 조형기 선배님이 나오세요. 선배님께서 제 톤 같은 것도 잡아주시면서 도움을 많이 주세요. 이렇게 많은 중견 배우 분들과 함께 하는 것도 처음이에요. 정말 기대가 많이 돼요.
◇‘배우 그룹’ 생소하시다고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죠
서프라이즈 멤버들의 활약이 요즘 대단하다고요? 저는 아직 다른 멤버들을 따라 잡으려면 멀었어요. 멤버들끼리는 사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이에요. 오히려 ‘나 이번에 이런 작품 들어가’라고 말하면 제일 먼저 ‘축하해’라고 말해주는 게 멤버들이죠. (이)태환이와 (서)강준이 형이 함께 한 드라마에 들어가는데, 그게 정말 신기했어요. 나중에 또 다른 멤버들이 한 작품에 나오면 신기할 것 같고요. 저희 멤버들끼리는 ‘다 같이 우정과 우정을 넘나드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찍으면 재밌겠다’는 얘기를 해요.(웃음) 남자들의 느와르를 멤버들이랑 함께 찍고 싶어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정말 좋겠어요.
![]() |
↑ 사진=이현지 기자 |
배우 그룹, 참 낯선 단어죠. 저도 처음 배우 그룹이라는 말에 조금 신기하기도 했고, 보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는 걱정도 있었어요. 반응도 ‘어? 이게 뭐지?’ 싶은 분들과 ‘신기하다’ 두 가지가 많았고요. 그럴수록 각 멤버들이 작품을 열심히 해서 우리를 알리는 게 목표라고 생각했어요. 멤버들끼리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물론 노래와 연기, 두 가지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 쓸 것이 많죠. 하지만 요즘은 아이돌 가수 분들도 연기를 많이 하니까 충분히 저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제가 그룹 내에서 보컬 하위권이라는 말이 나왔어요. 좀 반박을 하고 싶은데 반박할 수가 없네요.(웃음) 하지만 저는 노래를 항상 진심으로 불러요! 진정성이 중요한 거에요.(웃음)
◇연기자의 꿈? 초등학교 때부터 ‘온리원’이었어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 연극부가 만들어져서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것도 했고요, 고등학교 때에는 ‘청소년 단편 영화 영상 제작 동아리’를 만들어서 단편영화도 찍고, 청소년 영상 대회 같은 곳에 출품에서 상도 탔죠. 그러면서 꿈을 크게 가지자고 싶었고, 입시를 넘어서 실전으로 들어가기 위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연기, 춤, 노래 같은 것들을 배우게 된 거죠.
꽤 이른 나이에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요? 초등학교 2학년인 2002년 때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드라마 ‘야인시대’를 정말 재밌게 봤어요. 제가 광팬이었어요. 드라마에서 안재모 선배님을 보면 매일 흰색 긴 목도리를 목에 걸고 나오시잖아요. 그걸 따라한답시고 매일 목도리를 길게 걸치고 다녔던 게 기억나요. 어린 나이에 TV를 보면서 로망을 키워갔어요. 그 때부터 드라마 한 장면들을 따라했고, 그러면서 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야인시대’가 제 꿈을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니까요.(웃음)
![]() |
↑ 사진=이현지 기자 |
저는 연기가 정말 재밌어요. 학창 시절 동아리에서 연기를 하면서 가장 벅찰 때는 무대 위에 첫 등장할 때였어요. 무대에 딱 올랐을 때 스포트라이트가 제게 ‘짠’하고 비추고, 얼굴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관객들 사이로 빛에 반사되는 먼지들이 떠있고. 그 안에서 제가 서서 연기를 하고 커튼콜 때 관객들에 박수를 받는 것. 그 때 엄청난 희열을 느꼈죠. ‘연기가 이렇게 재밌고 보람찬 일이구나.’ 그게 정말 좋았어요.
한 달, 두 달 동안 연기자들끼리 동고동락하면서 가족처럼 함께 하고, 고민도 함께 하면서 공연을 하는 것도 재밌었고요. 그렇게 미친 듯이 공연을 위해 달리다가 공연을 끝낸 후 꽉 들어찼던 일정들이 한꺼번에 사라졌을 때 오는 공허함이 좋았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바쁘게 살았는데 내일부터는 어떤 연기자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일하게 될까 하는 설렘 같은 것들이 있었거든요. 공연을 할 때에는 정말 힘들고 지치지만, 끝나고 되돌아보면 ‘정말 재밌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는 연극이 좋아요. 사실 지금은 TV나 영화 활동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게 여의치는 않아요. 그리고 제가 했던 연극들이 친구들끼리 한 것들이라 ‘프로’같은 무대는 아니었고요. 제가 연기를 열심히 하고 언젠가 실력이 쌓이면 제대로 된 연극 무대에 서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영화도 하고 싶고요. 딱히 배역에 대한 욕심보다는 영화를 찍는 것 자체를 해보고 싶어요. 캄캄한 극장 안에서 커다란 스크린 위에 제 얼굴이 나온다면 정말 신기하고 벅찰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반대 안 하셨냐고요? 왜 없었겠어요.(웃음)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그래, 그래’ 이런 식이셨어요. 설마 얘가 하겠나 싶으셨나 봐요. 하지만 계속 연기자를 하겠다고 하니 어느 순간에는 ‘너가 그걸 할 수 있을 것 같냐’며 안 된다고 하셨어요. 예술고등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는 허락해주지 않으셨죠. 어린 마음에 많이 섭섭했어요. 왜 내 꿈을 무시하는 거냐고 화도 냈고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걱정되셨을 건데 말이에요. 하지만 저도 고집이 세서 부모님 몰래 회사 오디션을 신청했고, 그 오디션에 붙어서 부모님의 마음을 돌릴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시고 응원을 정말 열심히 해주세요.
◇시청자들에 공감 얻는 연기, 그게 좋은 연기
이번에 합류한 ‘여왕의 꽃’이 주말드라마라 회차가 길어요. 이렇게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는 처음인데요, 이 작품 하기 전에 베트남-한국 합작드라마인 ‘오늘도 청춘’을 촬영했어요. 그 드라마도 36부작이라서 나름 길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페이스 조절 같은 방면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미리 조금은 긴 작품을 해봐서 다행이다 싶고요.
‘오늘도 청춘’은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 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한국과 베트남 배우들이 모두 등장하는데요, 베트남 배우 분들은 베트남어로 대사를 하고, 저는 한국말로 대사를 하는 거였어요. 방송에서는 더빙으로 처리되지만 연기할 때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야 했죠. 그래서 연극처럼 미리 회의실에서 전부 다 맞춰보고 ‘내가 눈을 두 번 깜빡였을 때 대사를 쳐’ 이런 식으로 미리 다 짰어요. 정말 신기한 게 나중에는 굳이 짜지 않아도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힘든 것도 많았는데 ‘오늘도 청춘’을 촬영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전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됐죠.
그렇게 경험을 쌓으면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좋은 연기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요? 음. 시청자가 공감을 많이 얻으면 그게 좋은 연기가 아닐까요? 이런 상황에서 뱉었던 말 한마디, 호흡 하나 같이 세심한 것들로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 공감을 하게끔 만드는 거요. 그러니까 시청자의 입에서 ‘그래, 저렇지. 나도 저랬는데’ 이런 감탄사가 나오는 것. 극중의 제 말에 공감을 하고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 거니까요.
![]() |
↑ 사진=이현지 기자 |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일단 주변 사람들에 많이 물어봐요. 제가 생각하는 의견과 다를 수도 있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참고해요. ‘사랑과 전쟁’을 찍을 때에도 제가 결혼을 앞둔 29살의 청년 역할이었어요. 그 때가 21살이었는데.(웃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이니 어떤 느낌인지 감이 안 왔어요. 마침 주변에 곧 결혼을 앞둔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의 기분이나 고민 같은 것들을 많이 듣고 연기에 많이 참고를 했어요. 이번 허동구 역할을 위해서는 제 풋풋했던 짝사랑 경험이나 친구들의 연애상담 같은 것들을 떠올리면서 완성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연기 인생 목표요? 신뢰 받는 배우가 되는 거요
전 어렸을 때부터 송강호 선배님이 롤모델이었어요. 송강호 선배님의 출연작은 정말 다 챙겨봤죠.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넘버3’에요. 거기서 송강호 선배님께서 ‘건달’로 나오는데요. 부하들 앉혀놓고 설명을 하시는 게 정말 웃기고 자연스럽더라고욘.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어요.
나중에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흠. 사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정말 생각이 많아져요. 어떻게 보면 제 모습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도 있는 질문이잖아요. 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 될 수도 있고요. 고민을 좀 해봤는데, 역시나 누군가에게 신뢰를 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개인적인 제 연기 인생에서는 많은 걸 겪어보고 경험해서 어떤 역할을 맡아도 바로 바로 해낼 수 있는, 내공이 꽉 찬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아직 한참 멀었지만, 언젠가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