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냄새를 눈으로 보는 소녀와 감각을 잃은 경찰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SBS 수목 심야 안방극장을 구했다.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박유천, 신세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작 ‘하이드 지킬, 나’의 부진을 단 2회만에 씻어버린 작품의 힘은 무엇일까.
◇ 원작이 지닌 탄탄한 극 전개, 변화를 시도하다
1일 첫 회 방송을 시작으로 2개월의 항해에 나선 ‘냄새를 보는 소녀’는 원작인 동명 웹툰의 극 전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원작이 냄새를 눈으로 보는 소녀와 애송이 경찰이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으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전개의 견고함은 이미 인정받은 터.
‘냄새를 보는 소녀’는 원작의 탄탄한 극 전개에 조금씩 변화를 줘 웹툰 팬까지 흡수하고자 했다. 웹툰의 여주인공 윤새아가 부모의 죽음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과 달리 드라마 속 오초림(신세경 분)은 기억상실로 아픈 기억을 묻은 발랄한 개그우먼 지망생으로 그려진다.
![]() |
↑ 사진=SBS 제공 |
또한 원작에서는 ‘윤새아-김평안-노원’ 삼각관계에 집중했다면 드라마에서는 오초림과 최무각(박유천 분)의 러브라인을 강화해 로맨틱 코미디다운 면모를 강조했다. 여기에 애인을 잃은 인기 셰프 권재희(남궁민 분)를 투입시켜 갈등을 증폭했다.
이처럼 원작과 닮은 듯 다른 설정이 드라마 팬뿐만 아니라 웹툰 팬에게까지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 흡인력을 높이고 있다.
◇ 박유천-신세경, 뜻밖의 ‘케미’
로맨틱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남녀주인공 사이 화학작용 아니던가. 이런 점에서 ‘냄새를 보는 소녀’가 택한 박유천·신세경 조합은 굉장한 묘수였다.
원작자 만취가 “박유천은 당연히 잘 어울리고, 신세경은 신의 한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박유천·신세경 조합은 드라마의 큰 힘이다. 각자 캐릭터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빚어내는 ‘케미(케미스트리 준말)’가 예술이기 때문.
그 중에서도 신세경의 변신이 가장 눈에 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오초림으로 분해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발랄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다. 그동안 우울한 연기만 했던 것에 대한 분풀이로 느껴질 정도였다. ‘신세경이 로맨틱 코미디가 어울릴까’라는 편견도 멋지게 깨버렸다.
![]() |
↑ 사진=SBS 방송 캡처 |
박유천 역시 자신을 내려놓고 최무각으로 100% 변신했다. 가수 혹은 ‘연기돌’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능청스러운 연기가 시청자의 몰입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또한 신세경과 찰떡 호흡을 맞추며 극을 이끌어가는 중추 구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이처럼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냄새를 보는 소녀’가 앞으로 얼마나 큰 드라마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또한 ‘별에서 온 그대’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내지 못했던 SBS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