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국내 최초로 한국 애니메이션 원화가 아카이브 기관에 영구 보존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애니메이션 원본 원화 기증식을 체결했다. ‘소중한 날의 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원본 원화 전량을 영상자료원에 영구 보존하는데 합의했다.
연필로 명상하기가 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소중한 날의 꿈’과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원화는 총 10만 장이다. 최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작업이 일반화되었지만, 이 두 편의 경우 2D 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작업방식을 택해 파일이 아닌 그림 형태로 원본 원화가 남을 수 있었다. 이는 애니메이션의 원본이라는 점에서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3D 애니메이션과 차별되는 애니메이션 자체의 매력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 |
‘소중한 날의 꿈’은 11여 년의 제작 기간 끝에 한국 2D 애니메이터들의 손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개봉 당시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배급 논리에 밀려 극장 개봉 1주일 만에 조기 종영됐다. 하지만 국내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의 꾸준한 상영 요구에 의해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재상영을 이어왔으며,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우수영상물 다국어자막 DVD로 제작하여 전 세계 110개국 650개 처에 배포하기도 했다.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국내 최초로 단편 문학을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이다. 일본의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국의 런던한국영화제, 중국의 베이징국제영화제, 이탈리아 Future Film Festival 등에 초청되어 상영되면서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안재훈 감독은 “영상자료의 보존은 애니메이션을 미래의 재산으로 만들고,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문화가 되고 어떻게 역사가 기록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일”이라며 자료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병훈 한국영상자료원장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애니메이션 원화의 전량 보존이니 만큼, 이번 기증을 계기로 원화 보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상자료원은 오는 27일 오후 4시 ‘소중한 날의 꿈’ 개봉 4주년을 기념해 무료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