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독립영화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꼭 깨고 싶다.”
작년, 영화 홍보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배우 이채은이 남긴 말이다. 선입견 깨는 게 목표라고 외쳤던 그는 더욱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위해 움직였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예능과 드라마의 만남으로 색다른 재미를 이끌었던 KBS2 ‘프로듀사’를 통해서도 이채은을 만날 수 있었다. 극 중 ‘1박2일’ 서브작가 손지연 역을 맡았던 이채은은 주연 4인방 외에도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준 ‘1박2일’ 스태프들과 함께 조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종영하니 시원한 것보다는 섭섭하기만 하다. ‘프로듀사’ 현장이 정말 좋았다. 너무 재밌었다.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도 분위기는 최고였다. 특히 ‘1박2일’ 팀 멤버들하고 잘 맞아서 더 좋았다.”
이채은과 ‘프로듀사’의 인연은 오디션을 통해 이루어졌다. 제작진은 웹드라마 ‘썸남썸녀’에서 이채은이 맡았던 여자 1호 캐릭터가 손지연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는 곧 오디션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프로듀사’로 대중과 마주하게 된 그는 ‘손지연’만의 캐릭터를 잡아나가는데 집중했다.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가장 친한 친구를 모티브로 삼아 친구를 떠올리며 더욱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구축했다.
“아무래도 작가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보니까 방송작가로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비정규직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다. 예능작가니까 유머코드도 있을 것 같고 까칠하다가고 풀어지는, 그런 면이 있을 것 같았다. 방송작가로 일하는 친구를 많이 떠올렸다. 항상 친구가 개편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기도해달라고 그랬다. 그 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항상 보고 있었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 친구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없으면 시간이 없고’ 그 대사를 할 때 친구 생각이 많이 났다. 친구도 그 부분이 공감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
‘프로듀사’의 베스트 장면 중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바로 손지연이 비정규직 현실을 토로하는 장면이다. 작가 캐릭터 특유의 까칠한 면을 완벽하게 그려 호평을 받은 이채은은 특히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게 된 상황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하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실 그때는 캐릭터 연기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장면이 심도 있고, 큰 반응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었다. 작가로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당연한 것 같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 비정규직에 대해 토로하는 연기를 하고 나서는 부담감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웃음) ‘이게 작가를 대변하는 역할이구나’라는 생각이 확 들었고, 무거운 대사라는 걸 많이 느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이채은이 인터뷰 초반부터 깨알 자랑을 늘어놓았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1박2일’의 팀워크다. 언급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 그는 함박 미소를 지으며 “너도 나도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었다”라고 자랑을 이어갔다.
“진짜 사이가 너무 좋았다. 멤버 구성이 너무 좋았다. 차태현 선배도 워낙 편하게 잘 해주시고, 김수현도 톱스타답지 않았다. 만나기 전까진 되게 진중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되게 장난꾸러기이고 개구지다. 모든 장면이 끝날 때마다 장난을 친다. 하나라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웃음) 다들 친구처럼 잘 지냈다.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이채은은 30편이 넘는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독립영화계에서 독보적으로 보석 같은 존재로 손꼽혔다.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만 서있지 않았다. 조금 더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상업영화를 통해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고, ‘프로듀사’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수의 작품으로 쌓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어 인지도를 높였다.
“독립영화부터 오래했으니까 날 지켜보는 분들이 있긴 하다. 작품도 너무 좋았지만 대중에게 친숙해지는 게 큰 숙제 중 하나였다. 그게 이번 기회에 많이 해소됐다. 교회를 가더라도, 친구들을 만나더라도 ‘작가님 오셨어요?’라고 인사한다. 이제 얼굴은 알려졌지만 또 하나의 숙제가 생긴 느낌이다. 다음 작품이라는 숙제.(웃음) ‘프로듀사’를 통해 정말 너무 많은 걸 얻었다. 일단 1번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점이다. 또 환상적인 콤비의 작가와 감독, 그리고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는 것. 만약 시즌2가 제작되고 출연 제안을 받으면? 당연히 ‘오케이’할 거다. 하하.”
↑ 사진=이현지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