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39). 그가 돌아온다. 2년 6개월의 ‘형기’를 꽉 채운 만기 출소다.
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온 고영욱은 10일 오전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출소한다.
고영욱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서울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2013년 1월 구속 기소되며 사회와 격리됐다.
죄질이 나빴다. 실수라고 보기엔 상습성이 짙었다. 더욱이 상대는 미성년자. 그는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 혹은 “만나긴 했지만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위력에 의한 일방적 행위’라 판단했다.
상고심까지 갔지만 법원은 끝내 고영욱의 ‘읍소’를 기각했다. 이미 남아있을 것도 없는 명예는 너덜너덜해졌고, 그는 파렴치한을 넘어 ‘지질이’까지 됐다.
2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에는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년이 추가로 시행된다. 이로써 고영욱은 ‘연예인 전자발찌 부착 1호’라는 불명예마저 안게 됐다.
많은 이의 눈과 귀가 집중된, 희대의 사건이었다. 법의 판결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자는 혐의에 비해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고도 했다. 그렇게 고영욱은 구치소를 떠나 교도소로 이감됐다.
고영욱의 시간은 2013년에서 멈췄고, 사람들에게 그는 점점 잊혀져갔다. 수감 기간 동안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비교적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해왔다는 소식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시간은 잘도 흘러 어느덧 2015년 7월이다. 출소 시기가 다가오며 고영욱이 다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방송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높지만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5년 후에는 정서법이 내리는 벌이 남아있다. 성폭행 혐의가 알려지기 불과 며칠 전까지도 각종 방송에서 웃음을 주며 활약하던 그이기에 대중의 실망과 충격은 더할 나위 없이 컸다. ‘성범죄자’가 된 그의 얼굴을 더 이상 TV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아마도 익명 뒤에 얼굴을 감춘 많은 네티즌들이 그에게는 조롱과 비난을 쏟아낼 것이고, 거리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들리지 않게 수군거릴 것이다. 이 형벌이 끝나는 날이 언제가 될 지 기약은 없다.
죗값을 치렀고, 여전히 치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연예계 최고의 문제아라는 낙인 역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에서 맞는 이 뜨거운 여름 햇살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로, 향후 고영욱이 보낼 나날은 어쩌면 교도소 안에서보다 더 고독하고 힘겨운 시간이 될 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한다. 무엇보다 그가, 아들 없이 홀로 고통을 감내하셨을 어머니를 생각하고 봉양하며 보통의 삶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고 평생 속죄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 언젠가 희망의 빛도 드리우리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교도소 안에서의 2년 6개월이 아닌, 평생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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