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의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이하 ‘무도가요제’)가 막을 내렸다. 새로운 노래와 지난 가요제의 노래들이 어우러져 멋진 무대를 만들어냈다.
지난 22일 MBC ‘무한도전’에서는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점프대에서 열린 ‘무도가요제’의 본 공연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방송됐다. 이날 첫 순서인 황광희-지드래곤-태양이 결성한 그룹 황태지는 강렬한 힙합 비트와 파워풀한 안무가 돋보이는 힙합 댄스곡 ‘맙소사’를 선보였고, 박명수-아이유의 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는 노래 ‘레옹’을 열창했다.
하하와 자이언티가 뭉친 으뜨거따시는 마이클잭슨을 연상시키는 리듬과 안무가 인상적인 ‘스폰서’($ponsor)라는 곡을 선보였고, 정준하와 윤상의 상주나는 ‘마이 라이프’(My life)를 열창했다. 특히 상주나 팀은 씨스타 효린, ‘팝핀여제’ 주민정, 스페이스 카우보이, 다빈크 등의 화려한 피처링 군단을 내세워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 사진=MBN스타 DB |
유재석과 박진영이 만나 팀을 이룬 ‘댄싱 게놈’은 ‘아임 소 섹시’(I’m so sexy)로 무대에 올랐고, 정형돈과 혁오로 구성된 ‘오대천왕’은 미국 서부의 헛간을 연상시키는 노래 ‘멋진 헛간’을 열창했다.
무대의 중간에는 ‘무한도전’ 제작진이 홈페이지 사전 투표를 통해 ‘역대 가요제 중 최고의 곡’으로 추천받은 노래를 무대로 꾸며 선보였다. 박명수와 지드래곤은 3위에 오른 ‘바람났어’를, 하하는 2위에 오른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유재석과 이적은 1위에 오른 ‘말하는 대로’를 열창했다.
‘바람났어’는 축제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말하는 대로’는 진정성 있는 가사로 감동을 일으키기 충분한 노래였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무대는 역시나 ‘키 작은 꼬마 이야기’였다. 지금의 4만 관중을 만든 ‘무도가요제’ 첫 회에 불렸던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번 ‘무도가요제’는 어떤 때보다 시청률, 음원차트 방면에서 가장 큰 파급력을 나타냈다. 음원차트 독식뿐 아니라 시청률 또한 20%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다. 관중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림에도 4만 명 이상의 관중들이 모여 ‘무한도전’ 멤버들을 기다리기도 했다. ‘무도가요제’ 기획 당시에는 과열된 취재 열기로 그 화제성을 체감하게 했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많았다. 4만 관중들이 떠난 자리에 넘쳐나던 쓰레기, 지드래곤, 자이언티 등의 유명 뮤지션들의 파워와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딩 파워가 합쳐져 만들어진 ‘기형적’인 음원 파급력, 한 회의 이벤트성으로 변질된 ‘무도가요제’의 기획 의도 등 다양한 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사진=무한도전 방송 캡처 |
몇몇 시청자들은 소박한 무대에서 아무 것도 없이 ‘무한도전’ 멤버들이 올라가 허둥지둥 대던 ‘강변북로 가요제’(2007) 당시가 그립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케일이 커진 지금의 ‘무도가요제’는 그만큼 볼거리도, 스펙타클한 재미도 커졌지만 ‘무한도전’의 팬들로서는 수많은 스포일러, 비판, 과열된 관심 등은 그만큼 이들을 지치고 피곤하게 만들었기 때문. 지금의 ‘축제’도 좋지만 어찌 보면 순수하고 좌충우돌했던 ‘강변북로 가요제’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거다.
물론 ‘무한도전’ 제작진도 한마음이다. 김태호 PD는 ‘작은 숲속의 음악회’ 같은 걸 꿈꾸지만 더 이상 소박한 음악회는 열 수 없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시청자들도, 제작진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무도가요제’가 더 이상 조용하게, 소박하게 치러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 아쉬움 속에서 울려 퍼진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초라한 차림으로 무대 위에 올랐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시청자들의 ‘회귀욕구’를 채워줄 수 있게 했다.
‘무한도전’이 ‘무모한도전’이었을 때를, 정말 무모한 미션에 도전하며 몸으로 부딪히던 ‘무한도전’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은 지금의 ‘무한도전’에 때로는 실망하기도, 때로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할 터. 강변북로 가요제 당시의 차림을 하고 무대에 오른 하하와 그 때의 가사를 합창하는 4만 관중의 모습은 그 아쉬움을 다독거리기 충분한 ‘추억’의 힘이 있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