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MBN 프로그램 '아궁이'에서는 80년대 인기리에 방송됐던 형사물 ‘수사반장’의 방영 당시 종영위기의 순간들에 대해 다뤘습니다.
당시 드라마가 방영되는 날에는 거리에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수사반장.
이 수사반장은 실제 범죄사건을 재구성해서 제작된 것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1988년 발생한 지강헌 사건을 들 수 있는데요.
지강헌 사건은 제소자들이 집단 탈주 후 인질극을 벌였던 사건으로, 범인이 자살 직전 남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지강헌 역할을 연기한 배우 이계인씨는 촬영이 실제 인질극이 발생한 곳에서 진행됐다고 전하며, 범인이 인질들을 조금도 다치지 않게 한 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기 최고였던 드라마 수사반장이 3번이나 종영됐었다고 하는데요.
첫 번째 고비는 여선생과 여제자의 동성애를 사건의 모티브로 다룬 것이 문제가 돼 전국의 교사들이 들고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시끄러워지자 결국 청와대에서 방송 중단지시가 내려왔지만 시청자들의 항의로 3개월 만에 다시 방영됐습니다.
두 번째로는 수사반장 속 모방범죄를 따라하는 범죄가 발생해 문제가 됐습니다.
온 몸에 참기름을 바르고 도둑질을 하는 모방 범죄가 발생한 것인데요.
이 문제로 6개월간 방송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전두환 대통령 시절 국가 안보가 튼튼해졌다는 이유로 방송 중단 압력이 가해졌지만, 역시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로 다시 방영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번의 고비를 맞으며 무려 18년 7개월 동안 방영된 수사반장은 1989년 10월, 880화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진부한 설정과 재미있는 외국 수사물 등의 유입으로 시청률 하락을 막을 수 없었는데요.
마지막 화에서 최불암이 남긴 대사가 명대사로 남았습니다.
바로 “빌딩이 높아지면 그림자도 길어집니다.”라는 대사였는데요.
이는 산업화의 그늘인 양극화 문제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같은 대사는 최불암의 애드리브 였다고 배우 이계인씨가 전했습니다. 방송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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