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N스타 김진선 기자] “한중합작 영화, 안 된다는 인식 깨고 싶었어요”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에서 만난 화책유니온픽쳐스 유영호 대표는 영화 ‘괴물’과 ‘댄서의 순정’을 중국에 배급시킨 장본인이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능통하게 쓰는 유 대표는 “아버지는 중국인이고 어머니는 한국분”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영화시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화책유니온픽쳐스는 중국 최대 콘텐츠 기업 중 하나인 화책미디어의 자회사로, 유 대표는 1996년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중화권과의 합작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2005년에는 청어람과 중국 선샤인픽쳐스 배급사를 설립해 ‘괴물’ ‘식객’을 중국에 배급했다. 2011년부터는 CJ E&M Chiana에서 영화사업을 맞아 ‘이별계약’ ‘20세여 다시 한 번’의 흥행 신화를 이루기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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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부산국제영화제 |
중국은 해적판이 굉장히 많은 나라다. ‘괴물’이 개봉할 때인 2007년 정도만 해도 한국에서 종영한 드라마 뿐 아니라 개봉한 영화는 정말 빠르게 DVD로 확산이 되던 때이다. 이런 악조건을 딛고서도 유 대표는 중국에서 한국영화가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접지 않았다.
“해적판이라 DVD로 볼 작품이 있을지 몰라도 한국영화는 극장에서 볼 비주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있으니까요. 한국영화가 기획력은 최고거든요. 시장에 맞게 기획하는 거요. 시기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최근 한중합작 작품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인력이 중국으로 급격하게 빠져들면서, 한국 특유의 기술력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기우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중국 시장을 제대로 겪어야 하는 게 맞죠”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중국의 언어 뿐 아니라 문화도 함께 공부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유 대표이 설명이다.
“한중합작, 앞으로도 괜찮은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시장을 개척하는 주역부대로 가는 것이 맞다는 거예요. 영화 한 편 하는데도 그 나라의 영화 시장 뿐 아니라 문화도 알아야 하는데 기초 지식이나 존중이나 학습이 없다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때문에 유 대표는 “다 같이 만들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역별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대표에 따르면 중국 북방 쪽에서 한국작품을 많이 보고, 상해는 유럽 쪽, 광저우 쪽은 홍콩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지역적인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 대표는 한중합작 영화 뿐 아니라 한류에도 불을 지피기도 했다. 한류 초창기인 99년도 클론, H.O.T, 베이비복스에 이어 인기를 끈 안재욱도 유 대표의 손길이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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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찜’ 배급하고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를 중국에 들이고 인기가 많아질 때 공연하니까 사람들 반응이 오더라고요. 결국에는 최고의 한류스타가 됐죠.”
유 대표는 99년 홈비디오 배급 광고 분 아니라 영화에 관한 엔터미디어 쪽 일은 거의 다 몸을 담았다.
“20년간 한국 문화의 전파력은 대단했어요. 최근에는 음악이 그렇죠. 영화는 아직 수량도 제한적이고 많이 보지는 않는 편이죠. ‘20세여 다시 한 번’으로 3.7억 위안(한화 약 676억4340만 원)정도 수익이 있었는데 이제 5억 위안을 넘기는 게 목표에요. 후년에는 10억 위안을 뛰어넘고요,”
때문에 유 대표는 인터넷 단편 영화도 계획 중이다. 한국과 중국 감독과 배우를 키우는 기간 사업이 될 것이며 신입 감독을 입성시키는 데에도 힘을 기울일 생각이다.
“아직까지 한중합작 영화는 중국 영화시장의 5%도 안 되고 있어요. 오히려 제가 도움이 된다고 하면 중국 영화에 함께 힘을 쓰려고 하는 거죠. 합작하면서 서로 돕고, 그리고 나서 자기 색을 내자는 생각인 거죠.”
“홍콩영화 감독 뿐 아니라 대만의 많은 인력이 중국에서 중국 영화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첸구어푸(중국 정치가)가 그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요. 시장 논리로 봤을 때 한국 감독들에게 개런티의 두 세배를 지불하고도 고용할 수 있지요. 중국은 많은 영화인들이 또 하나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큰 시장이에요. 타고 안 타고는 결국 한국 영화인들의 몫이지만요. 중국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거예요. 장예모 감독 같은 경우도 3억불(한화 약 3484억 원)의 스케일로 영화를 만들기도 하니까요. 더 좋은 퀄리티로 SF장르 가능케 하는 것은 시장이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 상상력을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죠. 합작영화는 초기단계에는 중국 시장만 나오는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중국에서 사람들 합작영화 만들어지면서 성장하면 한국 뿐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어요.”
유 대표의 핵심은 양국, 삼국이 함께 하면서 제작비는 다운되고 시장은 커진다는 것이다.
“서로의 구미를 잘 맞추고 조율해서 관계 돈독히 쌓아서 같이 가야죠. 세계로 가는 것을 촉진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한중합작 작품에 이렇게 관심이 높지 않았죠. 그런데 ‘이별계약’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에요. 또 하나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