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뮤지션이 되고 싶은 지망생들이 몰리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올해 '제 26회 CJ와 함께하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이하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자그마한 체구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공세영은 올해의 대상을 차지했다.
아직 대학 졸업반인 공세영은 대상을 받았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처음엔 안 믿겼는데 요즘은 부담감도 조금씩 오고 있다. 정말 예상을 못했고 기대도 안했다. 그냥 1차 예선에서 붙었을 때 끝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2차가 붙자 무대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되더라”고 밝혔다.
대상 뿐 아니라 공세영은 작곡상에 동문회상까지 총 3관왕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대상을 받은 ‘오아시스’는 공세영이 살면서 두 번째 쓴 곡이라는 사실이다.
↑ 사진=CJ문화재단 |
“올해 4월에 학교 가요제에 나가 볼라고 쓴 곡인데 학교 가요제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짝사랑을 하면서 제 마음을 노래로 썼다. 올해 처음 곡을 쓰기 시작했고 ‘오아시스’가 두 번째 쓴 곡이다.”
공세영은 현재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다.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전공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실용음악과 출신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그의 음악이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정말 모르겠다. 근데 제가 음악적인 걸 전혀 모르니까 계산을 못 한다. 그냥 순수하게 나오는 대로 곡을 쓴다. 그렇게 원해서가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툴지만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
학교 가요제를 제외하곤 유재하음악경연대회가 공세영이 처음으로 참가한 오디션인 셈이다. 방송까지 나올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 가운데 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선택한 데에는 그의 성향이 영향을 끼쳤다.
“다른 오디션 같은 경우는 방송에 나가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부담이었다. 미흡한 부분이 많은데 방송에 비춰졌을 때 제 스스로 상처 받을 걸 걱정했다. 또 제가 가창력이 뛰어나기보단 곡을 만드는 자체를 즐거워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평가하는 건 유재하음악경연대회가 유일해서 오래전부터 꿈을 꾼 것 같다.”
올해 곡을 처음 쓰기 시작했다는 공세영의 말처럼 뮤지션으로 행보를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뮤지션이 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고작 1, 2년 사이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공세영도 고민을 했다.
“대회 나오기 전부터 음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떨어져도 음악을 포기하지 말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은 직장 얻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데 그런 현실적인 고민이 들긴 하더라. 그래도 결론은 ‘하고 싶은 걸 하자’였다. 음악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다른 직장을 다니는 것보단 행복할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수상한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은 그 어떤 상보다 가치가 있다. 아마추어 공연 외에는 무대에 서본 적이 없는 공세영은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기념 공연을 통해서 관객들 앞에 제대로 섰다.
“제대로 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긴장도 많이 하고 반성도 했다. 준비하는 정도가 완전히 다르더라. 연습도 많이 하고 성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했다. 그래도 제가 쓴 곡이니 가사에 집중해주는 게 느껴지더라. 기분이 좋았다.”
물론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출신이라는 것은 앞으로 그가 음악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꼬리표로 자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세영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리고 이제 찬찬히 그려나갈 자신의 청사진도 귀띔했다.
“영광스럽지만 앞으로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대회 출신 뮤지션들이 많은데 저도 좋은 음악을 해서 후배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일부러 있어 보이게 연기하지 않고 담백하게 제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다. 꿈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 몰랐지만 음악은 길게 생각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