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1989년,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담기 위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최근에는 많은 저가항공들이 생기면서 해외여행은 더욱 쉬워졌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세상, 그중 스테디셀러와 같은 관광명소라면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파리를 꼽을 것이다.
팟캐스트에는 관광과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프랑스에 대해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 방송이 있다. ‘파리에서 프랑스 털기’(이하 ‘파프털’)는 제목처럼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두 남자가 프랑스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한다.
“저는 인타운이라고 합니다. 저희 방송 콘셉트가 아무래도 프로필을 숨기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명을 공개하기는 조금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 대신 인타운이라는 이름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제 성이 ‘한’씨 입니다. ‘한’인타운, 그렇습니다. 한인타운에 살고 있지요.(웃음) 직업은 아직 학생입니다.”(인타운)
“인타운과 함께 ‘파프털’을 진행하고 있는 김마레 입니다. 처음 ‘파프털’을 시작할 때 너무 생각 없이 닉네임을 지은감이 있는데, 저는 마레지구에 살고 있어서 김마레라고 정했습니다.(웃음) 제가 사랑하는 파리의 동네이름이기도 하고요. 저희가 최대한 현지느낌을 전해 드린다는 취지에 시작을 해서 그런지 둘 다 닉네임도 지명이 되어버렸어요. 14살 때 처음 해외에 나오게 되었고, 운 좋게 여러 국가의 교육시스템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파리에서 프랑스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김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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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로 한국에 팟캐스트 붐이 일어난 후부터 한국 팟캐스트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 집중되고 있어요. 동시에 기존 언론을 불신했던 대중들이 몰렸죠. 현재 팟캐스트 방송들은 컨셉이나 컨텐츠 면에서 다양성을 띄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지대넓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송의 흥행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오늘날 팟캐스트를 청취하시는 분들이 정치나 사회 문제 뿐만 아니라 인문학, 문화, 예술 관련 주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 중에서도 ‘파프털’은 프랑스라는 지역적 한계를 두어 다른 팟캐스트와의 차별성을 꾀했어요. 기존의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화나 가치관과는 조금 색다른 것들을 팟캐스트라는 매개체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것이 ‘파프털’만의 장점이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인타운)
“책이나 인터넷블로그 등에서 접하는 프랑스에 대한 지식은 많이 있습니다. 프랑스역사에 대해 전공하신 분들 중 저희보다 훨씬 많이 알고 계신 분들도 있고, 전반적 프랑스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채널은 다양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저희 ‘파프털’은 직접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생생하게, 그리고 쉽게 들려드린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분위기만 전해드리는 게 아니라 주제선정에 있어서도 방송되는 시기에 맞는 이야기들을 보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김마레)
두 사람은 만난 지 5년 된 친한 형 동생 사이다. 영미권 가운데 유학생이 적은 파리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팟캐스트로 이어진 셈이다. 관심사까지 비슷했던 둘은 프랑스의 음식문화, 전반적 사회 이슈 등을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더욱 풍성하게 풀어내고 있다.
“가끔 프랑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제 의견을 말하면 보수적인 입장으로 평가받곤 합니다. 어떤 청취자 분이 지어주신 별명처럼 ‘프랑스 파랭이’라고도 할 수 있죠.(웃음) 동시에 프랑스에 산지도 올해로 10년차가 되다보니 특정 주제에 대해 말할 때는 저도 모르게 프랑스인의 관점에서 옹호하거나 비판하게 되는 것 같아요.”(인타운)
“방송을 몇 차례 진행하다가보니 제 이미지가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진보주의자가 되어버렸어요. 진짜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청취차분들께 재미를 드리기 위함도 있고, 동시에 프랑스라는 나라가 가진 다양성에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정치적으로만 보아도 프랑스에는 공산적사상이나 제국주의적 사상을 옹호하는 국민들이 실제하고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인 것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표현의자유가 있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관용하는 자세에서부터 프랑스정서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프랑스가 이런 다양성을 기반으로 어떤 주제를 다루던 꾸밈없이 말하되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김마레)
프랑스는 유럽 여행지 가운데 문화와 관광, 예술의 중심지 잘 알려져 있다. 루브르를 비롯한 수많은 박물관, 미술관, 고딕 건축의 걸작이라 불리는 노트르담 사원, 뤽상부르 궁전, 엘리제궁, 에펠탑, 콩코르드 광장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명소가 있다. 그러나 프랑스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하나의 나라다. 프랑스의 민낯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파프털’은 후회 없는 선택일 것이다.
“저에게 프랑스는 배울 것이 많은 나라에요. ‘어떤 나라가 선진국인가’라고 물었을 때 경제적인 수치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고,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 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겠죠. 프랑스는 ‘정의’와 ‘자유’를 실천하는 선진모델을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프랑스정부의 현명함과 언론매체의 독립성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국민들 대다수가 지닌 정서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김마레)
“나중에 청취자분들이 공개방송을 요청하시면 공개방송보다, 그 기회로 인문학강의를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프랑스 관련 주제들로 구성해서요. 일단 함께 해줄 수 있는 인문학 전공자들이 있어야겠죠? 그리고 내년에 네이버 카페가 개설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웃음)”(인타운)
* ‘파리에서 프랑스 털기’
2015년 10월26일 ‘Ep1 [여행] 뻔한 파리여행은 가라’로 첫 방송. 12월27일 ‘Ep12 [유학] 그 첫번째 이야기, 두근두근 유학준비’까지 휴식기 없이 방송 진행 중. 매주 일요일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