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가수 김나영이 국내 음원시장 최대 점유율(약 49%) 사이트인 멜론에서 '어땠을까'(12월30일 발표)로 5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노래는 4일 오전 10시 현재 멜론뿐 아닌 다른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엠넷 3위, 벅스 5위, 지니뮤직에서 6위다.
'음악계 이변'이라 불리고 있다. '발라드 여신'의 세대교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개리의 '또 하루'를 제외하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들이 음원 차트 10위권내를 대거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빈집 털이'이라고도 할 만하다.
그의 돌풍에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이 적지 않다. 김나영의 이번 싱글은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노래가 (1위할 만큼) 좋은 줄 모르겠다"는 시큰둥한 반응도 있다.
하지만 결코 잠금 장치가 허술하지 않은 집이다. 음원 추천제와 사재기 의혹 탓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이 있으나 각 사이트는 최근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각 음악사이트는 보안을 강화하고 서비스 운영 방침을 일부 개편됐다.
멜론은 추천제의 끼워팔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전체 듣기'를 삭제했다. 특정 사이트에서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아니여서 '사재기' 의심은 무리수다.
인디 가수와 다름 없는 김나영의 온라인 음원 차트 정상 등극 사례는 방송 활동 없이 오로지 기획과 음악 자체로만 이뤄낸 성과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중심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프로모션이다. 김나영의 돌풍 중심에는 IT벤처&엔터 기업 메이크어스에서 론칭한 몬캐스트 딩고뮤직 '세로라이브'가 있다. 해당 콘텐츠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확산 공유되면서 음원 차트 성적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나영의 '어땠을까'는 발매 당시 25위 이하에 머물렀다가 '세로라이브'와 페이스북 페이지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에 공개한 뒤 3시간 만에 5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입소문이 무서웠다.
메이크어스는 TV로 제작물을 접하는 일반 방송국과 달리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소셜 채널을 통해 제작물을 유통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까지 총구독자수는 2490만명이고 누적조회수는 35억뷰에 이른다.
이러한 방식은 음원차트 역주행 신화를 쓴 백아연, 마마무, EXID도 마찬가지였다. 얼마 전 영국 가수 아델의 커버곡을 불러 화제를 모은 여고생 이예진을 발굴한 페이스북 페이지 ‘일반인들의 소름 돋는 라이브’ 역시 메이크어스의 작품이다.
노출 기회가 넓어졌단 이야기다. 역량 있는 콘텐츠가 좋은 기획과 만난다면 대형기획사 팬덤 혹은 지상파 방송 전파 부럽지 않은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싸이가 '유튜브 스타'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 올랐듯, 김나영은 이제 고작 멜론을 삼켰을 뿐이다.
음악 관계자들은 "SNS 마케팅에서 답이 나온다는 건 이제 분명한 트렌드"라면서 "빈집털이조차 기술과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김나영은 치열한 유통 작전과 마케팅 콘텐츠 전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이정표"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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