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KBS2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이하 ‘오마비’)가 막을 내렸다. 당초 ‘오마비’는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 장르라는 점과 소지섭-신민아라는 극강의 흥행카드를 내세워 KBS2 월화극의 오랜 부진을 끊고자 했다.
수많은 기대와 호기심 속에서 베일을 벗은 소지섭과 신민아의 연기 호흡은 극에 잘 녹아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그들은 믿고 보는 배우이자, 로코킹과 로코퀸 면모를 제대로 입증했다. 이 외에도 신민아의 파격 변신부터 헨리-성훈의 활약까지, 이같은 요소들은 극의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 신민아-소지섭, 역시 로코의 제왕
삶에 찌들어 살집이 급격하게 불어난 77kg의 빵빵녀 변호사 강주은 역을 맡은 신민아는 과감하게 망가진 연기로 로코퀸 타이틀을 입증했다. 방영 전부터 여러 차례 공개된 현장 사진 속에서 신민아는 화장기 없는 얼굴과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억척스럽고도 쾌활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신민아와 극과 극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완벽남 헬스트레이너 김영호 역을 맡은 소지섭과의 조합이 극의 흥미를 높였다.
특히 신민아의 변신은 더욱 주목할 만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워너비 외모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신민아가 특수 분장을 통해 ‘통통녀’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했던 신민아는 극중 화장기 없는 얼굴과 무채색 의상, 동그란 안경까지 착용하며 삶에 찌든 여변호사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코믹 액션까지 불사하며 완벽한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 건강하고 섹시한 드라마의 탄생
‘오마비’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시청률 신화를 썼던 김형석 PD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섬세한 필력을 인정받았던 이나정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한 여인이 과거의 아름다웠던 외모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정말 중요한 것은 외면이 아닌 내면이라는 굵직한 메시지를 담았다.
극중 김영호는 어린 시절 골육종암을 앓아온 탓에 건강이 어느 것보다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에 강주은에게도 끊임없이 운동의 중요성과 건강을 강조했고, 이에 ‘섹시 쳐발쳐발’이라는 유행어까지 탄생하게 됐다.
‘오마비’는 상극의 두 남녀가 인연을 맺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단순한 로맨스의 틀을 벗어나 외면과 내면을 함께 가꿔나가는 건강한 드라마를 그려냈다.
◇ 유인영부터 헨리까지…비주얼집단의 탄생
소지섭과 신민아는 물론이고, 또 다른 극의 축을 담당하는 여러 배우들의 활약도 ‘오마비’의 관전포인트로 작용했다. 몸꽝이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오수진 역의 유인영은 신민아와 대립하며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성훈과, 정극에 도전하는 슈퍼주니어M의 헨리 또한 극의 감칠맛을 돋우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들은 소지섭과 함께 의리와 끈끈한 우정으로 뭉친 룸메이트로 분했다. 극중 친형제 사이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로 친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청률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여줬지만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로 탄탄한 고정 팬을 확보했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갈등구조도, 막장도, 주인공들의 배신도 없이 ‘오마비’는 감동, 재미까지 아우르는 ‘착한 드라마’로 남을 수 있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