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황정민과 강동원, 왜 이제야 만났을까. 묵직하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황정민과 그 위에서 훨훨 날아다니며 2시간 내내 활어처럼 팔딱 거리는 강동원의 콤비가 환상적이다. 두 배우의 맛깔나는 호흡이 돋보이는 영화 ‘검사외전’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범죄오락영화다. 영화의 설정 자체는 범죄 영화와 출발점을 같이 한다. 그러나 전개 과정은 살아 있는 캐릭터와 곳곳에 숨어 있는 코믹 요소로 외전의 재치와 기발함이 돋보이게 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일형 감독은 ‘감옥안팎 케미’를 기존의 버디 무비와 차별점으로 두었다. 영화는 공간적, 상황적으로 변재욱(황정민 분), 한치원(강동원 분)이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연결고리를 이어나가며 캐릭터의 케미를 유지한다.
영화의 축을 이루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살려낸 배우들의 호연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황정민은 극 중 억울하게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다혈질 검사 변재욱 역을, 강동원은 허세남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으로 분해 열연했다.
‘검사외전’에서 황정민은 다혈질 검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이어간다. 차분하면서도 살아있는 눈빛 연기와 많은 대사량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법정 장면 등을 통해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황정민이 묵직하게 뒤를 받쳐 준다면 강동원은 그 위에서 훨훨 날아다닌다. ‘강동원에게 이런 면이?’ 싶을 정도로 제대로 망가진 그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보여주는 팔색조 연기가 웃음보를 자극한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밸런스를 잘 맞춘 ‘검사외전’은 설 연휴에 가족들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영화로 탄생했다.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연출의 힘이 빠지는 부분이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지만 황정민, 강동원은 물론 이성민, 박성웅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활약이 가볍게 씻어줄 수 있을 것이다. 3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