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휴먼다큐 사랑’에 엄앵란의 투병기와 아픈 엄앵란 곁을 지키려는 신성일이 등장했다. 왜 ‘휴먼다큐 사랑’은 엄앵란과 신성일이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두 명을 찾아갔을까.
2일 오후 방송된 MBC ‘2016 휴먼다큐 사랑’ 1회에서는 국내 원조 톱스타 부부인 엄앵란과 신성일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60년대 한국 대표 배우인 엄앵란과 신성일은 결혼한지 52년이 됐지만, 모두가 다 알다시피 40년간 떨어져 살아온 별거 부부다. 평생 주목받으며 살았던 삶이지만 지난해 2월 엄앵란의 유방암 선고는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었다. 엄앵란은 진단을 받고 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투병생활을 해야만 했다.
↑ 사진=휴먼다큐 사랑 방송 캡처 |
엄앵란은 한쪽 유방을 다 절제했다. 후유증이 심각했다. 물컵을 들고 있다가 물을 흘리고, 일어나고 앉는 것도 힘들었다. 막내딸이 시시때때로 엄앵란의 병세를 돌봤고, 엄앵란은 비록 기력은 쇠했지만 조금씩 건강을 찾아가는 듯 보였다. 그런 엄앵란 곁을 맴도는 건 바로 신성일이다.
신성일은 “내가 없어서, 내가 어루만져주지 않아서 더 아프고 낫지 않는 것”이라고 장난을 치면서 엄앵란의 곁에 섰지만, 그럴 때마다 엄앵란은 선을 그었다. 엄앵란은 신성일의 ‘바람기’ 등 과거 행적들을 떠올리며 “믿었는데 아주 배신감이 들었다”고 별거를 선택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신성일의 마음가짐은 평소와는 달랐다. 그는 엄앵란의 암 소식에 자신이 달라져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또한 “난 정말 엄앵란의 곁을 지켜주고 싶다. 엄앵란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나를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백방으로 노력하는 자신을 밀어내기만 하는 엄앵란에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신성일의 ‘진심’이 통했는지 엄앵란은 별거 이후 처음으로 신성일의 집에 방문해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조금씩 달라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에 잔잔한 미소를 자아냈다.
‘휴먼다큐 사랑’은 ‘사랑’이란 주제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치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MBC 대표 브랜드 다큐멘터리다. 벌써 11주년을 맞은 장수 프로그램으로 ‘휴먼다큐 사랑’만의 팬층을 다수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시청자 사이에서 두터운 ‘신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 사진=휴먼다큐 사랑 방송 캡처 |
감동적인 사연으로 늘 시청자의 성원을 받았던 ‘휴먼다큐 사랑’은 독특하게 2016년의 포문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 이야기로 꾸몄다. 이미 수많은 토크쇼에서 부부의 이야기가 오르내려 전국민이 모르는 바가 없는 원조 톱스타 부부에 대해 더욱 이야기할 것이 남았나 싶을 정도로 ‘휴먼다큐 사랑’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드러냈다.
‘휴먼다큐 사랑’은 늘 가십거리로만 다뤄지던 엄앵란, 신성일 부부를 담담하고 조용하게 바라봤다. 이들은 연예인이란 직업을 잠시 내려놓고 아내, 남편, 부모의 위치로 솔직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휴먼다큐 사랑’ 속 엄앵란, 신성일 부부는 작은 일에 때로는 화를 내고, 때로는 웃어버리는 우리네 가족과 별다를 바 없는 ‘보통 부부’였다.
애초 ‘휴먼다큐 사랑’ 측은 “유명인들도 누군가의 사랑, 연인, 자식, 부부다. 그 ‘보통’의 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게 우리 ‘휴먼다큐 사랑’이 할 일이고, 유명인들의 섭외도 이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말하며 ‘휴먼다큐 사랑’만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연이기 때문에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를 첫 회의 주인공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말처럼,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는 평소와는 달랐다. 이렇게 기력이 쇠한 엄앵란을 TV 속에서 본 적이 있던가, 엄앵란의 무릎을 주무르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안타까움이 가득한 신성일의 얼굴을 본 적이 있던가. 아무리 국민들이 다 아는 부부의 이야기라도 ‘휴먼다큐 사랑’이 매만지면 달랐다. 그게 11년의 내공이었고, ‘휴먼다큐 사랑’이라는 브랜드의 힘이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