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스크린에 잡히는 클로즈업에서 주름이 보인다. 이제는 학생이나 젊은 나이의 캐릭터를 맡는 것도 힘들다.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역할이 더 어울리는 이들. 그런 이들이 스크린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저 스크린에 등장한다는 의미를 뛰어 넘어,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예쁘고 잘생겼다는 표현 보단, 이들을 표현하기 위해선 ‘멋있다’라는 말을 하는 편이 더 잘 어울릴 듯하다.
먼저 박지영이 영화 ‘범죄의 여왕’을 통해 무서움이라곤 없는 것 같은 ‘아줌마’로 변신한다. 어린 아들도 아니고, 무려 고시를 준비하는 아들을 둔 엄마로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하는 것 없는 모성애를 보여준다.
특히나 ‘범죄의 여왕’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박지영이 이번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연기 변신에 나섰다는 점이다. 물론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이지만, 영화의 스토리가 독특한 만큼이나 그를 뒷받침해주는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서 또 다른 박지영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나 다소 촌스러워 보이면서도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지영은, 한 눈에 봐도 카리스마 있는 눈빛을 조금은 내려놓았다. 그래서 더 그가 친숙하기도 하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 사진=각 영화 스틸컷 |
박지영보다, 또 닮은꼴로 언급되는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보다 무려 10살이상 많은 배우 박근형도, ‘꽃보다 할배’의 로맨티스트를 벗고 또 다른 연기 변신에 나섰다. 영화 ‘테이큰’에서 리암 니슨이 딸을 구하기 위해 갖가지 액션을 선보였자면, ‘그랜드파더’를 통해 박근형은 자신의 손녀를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1942년생, 올해 나이 77세인 박근형은 도저히 믿기 힘든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그랜드파더’는 더운 여름날에 촬영한 작품으로, 극한 감정과 액션을 동시에 선보여야했던 그는 결국 촬영 도중 응급실 신세를 두 번이나 지기도 했다. ‘그랜드파더’의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을 표현하기에 힘들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는 나이를 잊는 연기를 선보였다. 50년간의 연기 내공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박근형, 박지영 모두 연기력으로는 의심을 불허하는 ‘대배우’들이다. 그들이 안정된 캐릭터가 아닌, 하나의 ‘도전’으로 여겨질 수 있는 영화에 도전했다. 경력이라는 건 수로 셀 수 있겠지만, 연기에 임할 때 이들의 나이는 수로 셀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다음 도전이 더욱 기대된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