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완전사전제작 20부작 드라마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가 종영했다. 지난해 촬영에 들어갔던 이 작품은 배우 김우빈, 수지를 내세워 방송 전부터 관심을 받았으나, '뻔한 로맨스'라는 혹평을 받으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받아들었다.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는 뇌간교종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톱스타 신준영(김우빈 분)이 노을(수지)와 재회해 뺑소니를 당했던 노을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밝혔다. 신준영과 수지는 정해진 시간 속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깨달으면서 결국 작별했다.
'함부로 애틋하게'를 집필한 이경희 작가는 앞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썼다.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그려왔던 이 작가의 신작인 '함부로 애틋하게'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당연했다.
이 작가와 함께 김우빈 수지가 캐스팅됐다는 소식만으로도 '명품 로맨스 드라마'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제작진에게 쪽대본 없이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완전사전제작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것도 '함부로 애틋하게'가 흥행할 수밖에 없는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12.5%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처음 시청자와 만난 '함부로 애틋하게'는 경쟁작 'W' '질투의 화신' 등에 밀렸다. 지난 8일방송한 마지막회는 8.4%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지상파 수목극 판세를 뒤집을 만한 힘을 써보지도 못한 채 시청자와 작별을 맞게 된 것이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방송 내내 '뻔한 로맨스'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가 여자를 위해 인생을 내거는 것은 이 작가가 전작들에서 선보였던 흥행 코드였다. 반전보다는 등장인물의 뒤를 따라가면서 쓸쓸한 감성을 표현하는 것은 주인공의 로맨스를 더욱 아련하게 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소재를 들고 나왔다. '톱스타와 생계형 PD의 만남' '남녀 아버지의 엇갈린 운명' '뒤늦게 깨달은 부자관계' '진실을 숨기려는 악인의 반성' 등이 한 데 엮여 드라마를 만들어갔다.
시청자에게 익숙한 주제들을 모았지만 '공감'보다는 '식상하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근 과감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드라마계에서 정통 멜로인 '함부로 애틋하게'가 눈길을 끌 만한 부분은 '잘생기고 예쁜' 김우빈과 수지가 주연이라는 것뿐이었다.
'남녀 주인공이 과거의 오해를 딛고 사랑을 이룬다'는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을 김우빈과 수지, 화사한 화면, 잔잔한 OST 등이 채우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잘 짜인 구성 없이 화보 같은 몇몇 장면만으로 작품 전체를 이끌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8%대 시청률을 유지한 것도 그나마 김우빈과 수지의 덕분이라는 평가도 쏟아졌다.
미모와 작품에 가려졌으나 수지의 연기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트레이닝 복에 짜장라면을 묻히고, 아버지를 잃은 상처를 밝은 모습을 감추는 연기는 작위적으로 다가왔다. 수지의 안정되지
아쉬움을 남겼던 '함부로 애틋하게'는 그럼에도 정통 멜로를 20부작 동안 이끌고 왔다. 이 드라마의 실패는 작품의 한계를 드러낸 동시에 뻔한 로맨스가 안방극장에서 점차 힘을 잃고 있는 현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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