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아주 힘겨운 순간 무언가를 놓아야 한다면, 그게 나여서는 안 된다” 이 한 마디에 안방극장의 여심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속 총명하고 아름다운 왕세자 이영으로 열연 중인 박보검은 올해 최고의 ‘심장폭행남’으로 활약 중에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내시들 사이 기피부서 1순위가 되어버린 동궁전의 이영으로 등장한 박보검은 의관은 헐렁이요, 행실은 덜렁이요, 학문은 설렁설렁인 사고뭉치 왕세자에서 점차 왕으로서 자각해 나가는 이영의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다. 여기에 ‘홍경래의 난’을 일으킨 홍경래의 여식인 라온과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면서 달달함과 애절함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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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얼굴은 기본 옵션, 헐렁한 듯 보이면서도 날카롭고, 장난기 많은 듯 보이면서도 이내 애처로운 눈빛은 보는 이들의 모성본능을 절로 자극한다. ‘네가 남자여도 외계인이어도 상관없다’며 자신이 사랑하는 라온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눈빛과 더불어 화려한 액션신까지 소화하니 어느 하나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이다. 어디 그뿐인가. 최근에는 동궁전 습격에 검을 맞고 피를 흘리면서 자객을 병연(곽동연 분)으로 의심하며 던진 “병연이냐”는 영의 눈물어린 한 마디는 믿었던 이에게 배신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의심, 그럼에도 아니길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안방극장에 전하며 절절한 감성을 전하기도 했다.
박보검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순정남 최택을 연기하면서 단번에 ‘대세배우’로 떠오른 듯 보이지만, 아역배우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준비된 배우이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에서 시각장애인을 연기한 수아(김하늘 분)의 남동생 동현 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박보검은 크고 작은 역할을 소화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나갔다.
착하고 모범적인 청년의 표본이라고 불리는 박보검이지만, 실제 그가 연기한 캐릭터의 폭은 매우 넓다. KBS2 드라마 ‘각시탈’에서 청년 의용군으로 끌려갈 뻔하다가 각시탈(주원 분)에 의해 구해지면서 독립운동가로 거듭나는 학도병 함민규를 연기하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후 출연했던 SBS 드라마 ‘원더풀 마마’에서는 날라리 미대생 고영준을 소화하며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학교 대신 강남 클럽에 출석도장 찍고, 타고난 바람기 덕분에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는 사고뭉치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애교와 매력으로 안방극장의 여심을 조금씩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KBS2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순정만화 캔디의 ‘안소니’를 연상시키는 곱게 자란 도련님 이윤후를 연기하면서 부드러움을 보여주었다면, 후속작인 KBS2 ‘너를 기억해’에서는 상처를 가진 살인자를 연기하면서 섬뜩한 면을 드러냈다. 어릴 적 어머니를 떠나보낸 충격과 이현(서인국 분)에 배신으로 사이코패스가 된 정선호를 연기한 박보검은 선과 악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안쓰러움과 소름을 동시에 전해주었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실력을 쌓아온 박보검에게 날개를 달아준 작품은 바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이다. 박보검은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바둑기사이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손이 많이 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최택을 연기하며 안방극장을 점령해 나갔다. 목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적은 말수는 물론이고, 멍하니 넋 놓고 있느라 혼자 뒷북치기 일쑤이며, 라면도 못 끓이고 신발 끈도 혼자 못 묶지만, 사랑하는 덕선(혜리 분)이 앞에서는 올곧은 순정을 지킬 줄 아는 최택을 연기하면서 박보검은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고, 덕분에 안방극장의 여심은 단번에 흔들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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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다’고 말하다 보니 감사한 일 생겨요. 연기자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 생각했어요. 한 작품, 한 작품씩 하고, 해가 지나가면서 사람들을 조금씩 감동시키는 걸 보면, 저 또한 감사함을 느껴요.”(2016년 4월 MBN스타 인터뷰 中)
박보검 별명 중 하나는 바로 ‘바른생활 청년’이다. 그와 함께 작업을 했던 많은 이들은 그의 성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촬영이 없음에도 현장에 나와 스태프가 할 일을 도와주는가 하면, 모든 일에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박보검은 ‘응답하라 1988’이 끝난 후 출연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에서 말끝마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후 ‘감사와 배려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바 있다. 심지어 박보검은 집으로 귀가하려던 자신을 납치해 아프리카로 끌고 가는 ‘꽃보다 청춘’ 제작진에게 따뜻한 자리를 양보하고 음료수와 간식을 나눠주는 등 ‘천사’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착한 성품 덕분에 박보검의 미담은 마를 새가 없다. 현재 박보검과 같이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 중인 박철민과 이준혁은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보검이는 무결점이다. 마음은 물같이 투명하고 눈은 블랙홀 같다. 술도 안하고 커피, 담배 안하고 정말 자기관리도 철저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박보검과 동갑내기인 유승호 또한 인터뷰를 통해 “같은 나이의 친구여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보다 재미없게 사는 친구가 또 있구나 싶더라.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 정도로 바른 생활을 하면서 멋진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박보검은 남자가 봐도 멋있더라. 괜찮은 친구였다. 어색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었지만 그런 기운이 느껴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저는 꾸밈없이 솔직한 편이에요. TV 속 박보검과는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려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하고, 들어주는 것도 좋아해요.”(2016년 4월 MBN스타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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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박보검이지만, 사실 처음 그가 꿨던 꿈은 가수였다. 학창시절 수영선수로 활약하다가 15세 때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그만 둔 박보검은 이후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 치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던 취미에 따라 싱어송라이터를 꿈꿧던 것이다. 박보검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여러 기획사에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영상을 직접 만들어 지원했고, 이를 접한 많은 기획사들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렇게 처음 뮤지션을 꿈꾸던 연습생이 된 박보검은 이후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가수가 아닌 배우에 더 걸맞다는 권유를 받게 됐고, 그 길로 연기를 시작한 박보검이었다.
“여전히 가수에 대한 꿈은 있다. 아이돌이 되고 싶기 보다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사실 노래는 자신 있는데 춤은 자신이 없다. (웃음) 요즘은 뮤지컬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때문에 뮤지컬을 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더라. 취미로 작곡도 조금씩 해본다.”(2014년 8월 MBN스타와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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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중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박보검은 현재 출연 중인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OST ‘내 사람’을 부르며 못 이룬 가수의 한을 풀었다. 극중 이영(박보검 분)의 마음을 담은 ‘내 사람’을 통해 박보검은 깊은 감성과 더불어 출중한 노래실력을 드러내며 또 한 번 여심을 뒤흔들고 있다.
반듯한 인성에, 어떤 배역을 맡겨도 문제없고, 노래까지 잘하는 팔방미남 박보검. 박보검은 1년 전 인터뷰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