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30일 시작한 MBC ‘라디오스타’가 9일 500회를 맞는다.
‘라디오스타’는 그간 내부적인 부침이 참 많았다. 특히 각종 사건 사고가 ‘라디오스타’의 얼굴인 MC들에게 일어나며 MC 하차라는 고난을 겪었다.
그러나 특유의 팀워크와 높은 위기 대처 능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수많은 레전드 특집들, 예능 유망주에서 대표 예능인으로 거듭난 스타들. ‘라디오스타’ 500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그 찬란한 순간들을 짚어보자.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물오른 예능감을 자랑했던 신정환은 가장 먼저 ‘라디오스타’에 시련을 준 인물이다.
‘라디오스타’ 원년 멤버인 신정환은 김구라와 옆자리에서 콤비로 활약했다. ‘김구라 잡는 신정환’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당시 야성이 가득했던 김구라와 대적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입담을 자랑했다.
그런 그가 두 차례에 걸친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으며 결국 2010년 9월 15일 ‘라디오스타’ MC에서 완전히 하차했다.
‘라디오스타’는 비어있는 신정환의 자리를 매우기 위해 객원 MC 체제를 4주간 진행했다. 부활 김태원, 토니안, 김희철, 문희준이 순서대로 자리를 메웠다. 결국 ‘우주대스타’ 김희철이 ‘라디오스타’에 적합한 인물으로 인정받으며 새로운 MC 자리를 꿰찼다.
2010년 12월 8일부터 본격적으로 ‘라디오스타’에 자리잡은 김희철은 1년이 채 못되는 시간동안 ‘라디오스타’ 자리를 지켰다. 2011년 9월 1일 사회복무요원 소집으로 인해 ‘라디오스타’ MC에서 하차할 때까지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MC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김희철이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라디오스타’ MC를 했었다고?”라는 반문이 나올 정도로 그의 존재감 만큼은 단연 최고였다. 김희철은 신정환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우며 ‘라디오스타’의 레전드 특집들을 이끌었다. 여전히 ‘우주대스타’ 김희철은 신정환과 더불어 끊임없이 회자되는 MC다.
김희철은 9일 방송되는 ‘라디오스타’ 500회 특집에 출연해 변함없는 팀워크와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길 예정이다.
‘라디오스타’하면 김구라를 빼놓을 수 없고, 김구라 하면 ‘라디오스타’를 뺄 수 없다. ‘라디오스타’의 원년 멤버이자, ‘라디오스타’로 MBC 예능대상을 받기까지 했던 김구라 역시 한 번의 하차 경험이 있다. 바로 그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폄하 발언이다.
김구라가 마이너에서 활동했던 시절, 그는 막말과 각종 욕으로 도배된 인터넷 방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당시의 거침없는 입담이 인정받아 지상파로 활동범위를 넓힐 수 있었던 케이스다.
김구라는 승승장구하던 와중 과거 자신의 도넘은 발언으로 인해 결국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는 일을 겪었다. 김구라 역시 당시 자신의 잘못을 백번 인정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유세윤의 MC 합류로 5인 MC체제로 진행되던 ‘라디오스타’는 2012년 5월 9일 김구라가 하차하며 김국진, 윤종신, 유세윤, 규현의 4인 MC 체제로 돌아갔다. 김구라는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자숙의 기간을 가진 뒤 2013년 6월 12일 화려하게 복귀했고, 여전히 ‘라디오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초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의 4인 MC 체제였던 ‘라디오스타’는 옹달샘과 UV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유세윤을 2011년 12월 7일 새로운 MC로 발탁하며 5인 MC 체제를 시작했다.
유세윤은 본업인 개그맨 활동에서 승승장구 했을 뿐만 아니라 가수 활동 역시 성공의 성공을 거듭하며 ‘잘 나가는 연예인’의 정석을 밟았다.
그러나 모두의 높은 관심이 유세윤에게는 독이 든 사과였을까. 유세윤은 옹달샘 멤버들과 함께 출연했던 ‘라디오스타’ 특집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토로했다. 유세윤이 보여준 위험신호였다.
결국 유세윤은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다며 경찰서에 자수, ‘라디오스타’ MC 자리에서 1년 반 만에 물러났다. 유세윤이 물러난 자리에는 원년 멤버인 김구라가 다시 돌아왔다.
이렇듯 대형 악재를 겪으면서도 ‘라디오스타’가 5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라디오스타’가 집단 진행 체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와 ‘황금어장’에서 한집살이를 했던 ‘무릎팍도사’는 단독 MC 강호동이 사건에 휘말리자 결국 폐지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었다. 원톱 MC의 위험성을 가감없이 보여준 일례였다.
그러나 ‘라디오스타’는 한 명이 어떤 문제로 자리를 비웠을 경우 기존의 타 MC들이 해당 자리를 메워줄 수 있고, 상황을 타계할 동안 객원 MC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아울러 ‘라디오스타’ MC들의 끈끈한 우애도 ‘라디오스타’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라디오스타’의 연출자인 황교진 PD는 스타투데이에 “누군가가 MC 자리를 비웠을 경우, MC들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다. ‘나도 놔버려야지’ 이런 생각이 아니라 ‘내가 여기서 최선을 다해서 이 프로그램을 지속시켜야 마냑 누군가가 돌아올 순간에 돌아올 자리가 있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 동료에 대한 좋은 책임감, 의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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