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곤`에서 김백진에 고스란히 녹아든 배우 김주혁. 제공|나무엑터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다. 바로 데뷔 20년차 베테랑 배우 김주혁(45)이다.
김주혁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에서 HBC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앵커이자 기자인 김백진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그의 진정성 있고 리얼리티 넘치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주혁은 “이렇게 팀 분위기가 좋은 적은 처음이었다. 스태프와 배우 중 모난 사람 없이 분위기가 좋았다. 다만 ‘아르곤’을 8회 더 촬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8부작이라서 좋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치열한 삶을 그렸다. 기존의 16부작이나 20부작으로 만들어지는 미니시리즈와는 다르게 8부작이라는 파격 편성으로 짧고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주혁은 2013년 ‘구암 허준’ 이후 2015년 ‘응답하라 1988’에 특별출연한 것 외에는 드라마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주 무대는 영화였다. ‘석조저택 살인사건’, ‘공조’,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비밀은 없다’ 등 영화에서만 모습을 볼 수 있던 그다. 그런 김주혁이 ‘아르곤’이라는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본을 봤을 때 드라마 같지 않았어요. 글이 정말 좋았죠. 너무 사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사람 냄새도 물씬 나고. 같이 하면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아르곤` 시즌2 출연을 신중하게 고민해서 결정하겠다는 배우 김주혁. 제공|나무엑터스 |
“뉴스 속 앵커와 ‘아르곤’ 속 앵커는 완전히 다르다고 느꼈어요. 뉴스 속 앵커들은 완전 정보전달만 하니까 감정을 배제하고 팩트를 전달하죠. 반면에 ‘아르곤’은 드라마이고, 그래서 감정을 조금 더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감정보다는 ‘강조’를 많이 했고 김백진만의 색깔을 만든 것 같아요.”
‘아르곤’ 속 상황은 최근의 일부 언론과 닮아 있다. 방송사 파업 때 채용된 계약직 용병 기자가 기자 취급도 받지 못하다가 한 명의 기자가 되어 가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 김주혁 역시 연기하는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드라마와 현실이 맞물렸던 상황이 신기했어요. 그러나 우리 드라마가 파업을 주제로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연기할 때) 예민한 부분도 있었죠. ‘아르곤’ 촬영이 끝난 뒤 영화 ‘공범자들’을 보고 왔는데 너무 미안했어요. ‘더 치열하게 연기했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김주혁은 “이렇게 잘 맞는 팀이 있을까 싶다”며 ‘아르곤’과의 빠른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8부작 드라마라 조금 더 일찍 이별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섣불리 시즌2에 출연하겠다는 답을 내놓진 않았다. 그는 “시즌2는 글을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글도 안보고 결정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떤 글이 올 줄 알고”라며 김주혁 특유의 말투로 유쾌한 답변을 내놨다.
‘아르곤’을 무사히
“다음 작품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너무 궁금해요. 어차피 어떤 역할이건 똑같은 역할은 없을 테니까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하게 기다릴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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