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 고혜란과 ‘뉴스룸’ 손석희가 만났다.
JTBC 드라마 ‘미스티’에서 대한민국 최고 앵커 ‘고혜란’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배우 김남주가 9일 밤 ‘뉴스룸’에 출연, 손석희 앵커를 만났다. 김남주는 앞서 종영된 ‘미스티’에서 JBC 간판 뉴스인 ‘뉴스나인’의 메인 앵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실제 아나운서 못지않은 정확한 발음과 발성으로 방영 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6주 연속 TV 출연자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하며, ‘드라마의 여왕’ 김남주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우리 곁에 이런 배우가 있었구나를 생각하게 만든 배우, 드라마 ‘미스티’의 주인공 배우 김남주씨가 제 옆에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드디어 마침내 이 자리에서 뵙네요. ‘뉴스룸’에 그동안 나오셨죠? 안나경 앵커 만나러 한 번 오셨죠?
“‘뉴스룸’은 두 번째고요. ‘한끼줍쇼’ 오프닝 때 온 적은 있지만, 그 자리에는 앉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잘 봤는데요. 거기 김남주씨가 앉아있는 스튜디오가 더 웅장하고 멋있던데요.
“네 그랬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주는 느낌이 굉장히 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 뉴스룸이 엄청나게 커 보입니다.”
--‘미스티’를 하기 전과 하고 나서, 하기 전에도 뉴스를 많이 보셨다면서요? 뉴스를 보는 시각이 바뀐 게 있으신지요?
“좀 바뀌었어요. 제가 단지 앵커를 연기한 배우였음에도 앵커가 된 느낌이 들어서 주인의식 같은 거? 팩트를 제대로 전달해야할 것 같고 그런 것들이...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 같아요.”
--연기하실 때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못벗어난 건 아니고요. 제가 손석희 앵커를 만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기 때문에 조금 ‘고혜란’ 앵커 톤으로 인터뷰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기대가 큽니다. 오늘 김남주씨가 나온다는 기사가 많이 떴는데, 깜짝 놀란 것이 제 이름 옆에 ‘고혜란’이란 이름이 있더라고요. 아직도 ‘고혜란’의 영향력이나 무게가 많이 남았구나 싶더라고요. 대개 저희 같은 사람들은 같은 업계를 다룬 드라마는 잘 안 봅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사실감이 떨어질 때가 있죠. ‘미스트’ 내용은 현실은 아니지만 그려진 내용들이 많이 실감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고. 많은 부분들이 김남주씨의 연기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문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때도 상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엔 각별했나요? 많이 울었습니다.
“네, 제가 6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했고요. 시청자분들의 기대감, 전작에 대한 부담감도 좀 있었던 것 같고요. 기존의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도전이 컸었는데요. 방송 나가고 제가 우려했던 걱정과 다르게 많은 호응과 사랑을 보내 주셔서, 그 어떤 상을 받은 것보다 정말 행복하다고 인터뷰 한 적이 있는데요, 막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상을 받으니까 만감이 교차하면서 너무 감사한 마음에서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컴백하실 땐 여러가지 불안감도 있었을 텐데요?
“그렇게 큰 부담감은 갖지 않았습니다. 저는 또 엄마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가진 게 많이 없다라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내적인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연기자이기 때문인데요. 연기를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요. 타고난 연기자도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작품을 선택할 때 선택이 어렵고, 어렵게 선택한 만큼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노력 없이 이 자리까지 오시지 못했을 건데, 너무 지나친 겸손 아닌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서. 제가 배우로서 갖고 있는 재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요.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고혜란’이란 캐릭터를 연구할 때 본인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나요?.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성 캐릭터였는데요 나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고혜란’은 치열하게 살면서 남을 밟기까지 해서 위로 올라가는 성공을 원하는 욕망이 가득한 여성이에요. 예를 들면 인륜을 저버리는 행동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떻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고민이 컸죠. 기존에 있었던 주인공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고 주인공으로서 악녀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런 면에서 어떻게 시청자분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가 큰 고민이었어요.”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안나경 앵커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뭘 배웠는지요? 안나경 앵커는 독하거나 선배 말을 안 듣거나 항명하거나 그러진 않거든요.
“안나경 아나운서한테는 억양, 톤, 현재 앵커들이 정확히 발음을 해야 하는 건지 등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요. 다행히 굉장히 반가웠던 건 요즘 아나운서들도 자연스럽게 발음을 많이 하신다고 해서 제가 정확히 발음을 안 해도 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덜고 갔습니다. 제가 안나경 아나운서에게 밥을 사겠다고 하고 아직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마지막 결말을 남편인 강태욱씨(지진희)가 범인으로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기도 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실망하지 않았고요. 왜 실망하지 않았냐면, 지진희씨가 운전하다 사망하는 걸로 되어 있잖아요. 추측하게 하죠. 근데, 그때 스튜디오에 앉아계시고, 질문이 어떻게 들어갔냐면, ‘고혜란씨 지금 행복하십니까’란 질문이었는데 그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멀리 쳐다보면서 눈에 눈물이 고이는. 저는 어떻게까지 생각했냐면, 저 장면 때문에 작가가 지진희씨를 범인으로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제가 느낀 것하고 동감하십니까?
“굉장히 상당 부분 맞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드라마를 섭렵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그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김남주 연기의 절정이라고까지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저는 아무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한 번에 찍으셨습니까?
“아닙니다. 딱 2번을 찍었는데요. 마지막 장면이고 중요한 장면이어서 굉장히 가장 몰입을 많이 했던 장면인데요. 한 번은 대본에 그렇게 되어 있어요. 지문에 ‘만감이 교차하며 회한이 가득한 혜란의 눈빛에서’라고 하고. 한 번은 훨씬 더 슬프게, 두번째 테이크는 슬픔을 덜어내고 회한의 눈빛에서. 두번째 게 선택이 된 것 같습니다.”
--첫번째 걸 했으면 좀 촌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연기자가 때론 너무 많은 감정을 가져가면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덜 감동이 올 때도 있거든요. ”
--역시 뭐 배우다우십니다. 그동안 작품들에서 전부 다 도회적이었습니다. 젊은 나이로 돌아간다면 ‘리틀 포레스트’ 같은 작품을 찍을 수 있을까요?
“젊은 나이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많은 것들을 경험해봐야겠고요. 도회적인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개인적으로 김남주에 대한 가장 사랑해주는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을 많이 기억해주시고 박수 쳐주시는데, 젊은 날이든 앞으로든 저는 연기자니까요 어떤 캐릭터든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느낌은 잘 정리된 분 같습니다. 아닌 것 같으면서 잘 정리돼서 나오는. 그렇다고 그런 것들이 지루하진 않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좋은 캐릭터를 가진 분이시다 감히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요. ‘내가 상 10개 받는 것보다 아이가 받아쓰기 100점 받아온 것이 더 기쁘다’, 그렇습니까?
“네 그렇습니다.(웃음) 세상에 모든 부모님들이 다 그러실텐데요. 운동회날 우리 아이가 4명 중에 1등을 해도
--‘이 다음에 뭐하실 겁니까’ 하고 질문 드리진 않겠습니다. 계속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김남주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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