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훈이 2018년 `신과함께2` `공작`에 이어 세 번째 영화 `암수살인`으로 관객을 찾는다. 제공|쇼박스 |
“작품마다 목적도 다르고 의미도 다 다르겠지만, 근래 유독 상업 영화를 많이 하면서 느낀 건 관객과의 거리가 조금은 좁혀졌다는 거예요. 어떤 의미로든 책임감이 훨씬 커졌죠. 앞으로 또 어떤 작품으로 계속 만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졌어요. (기대 이상의 큰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요?”
말 그대로 주지훈(36)의 시대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불과 일주일 간격을 두고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과 ‘공작’으로 강력한 흥행 연타를 날리더니, 10월에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 매력남’이라는 수식어답게 가히 장르와 역할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주지훈의 놀라운 연기 스펙트럼이 ‘암수살인’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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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수살인`의 주지훈, 김윤석. 제공|쇼박스 |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김윤석 선배님이었어요. 선배님이 하신다는 말에 무언의 확신, 신뢰, 용기가 샘솟았다고나 할까요? 워낙 팬이었기도 했고 ‘선배님이라면 내가 어느 정도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감독님의 도움도 컸고요. (감독님이)워낙 배려심이 많고 소통이 잘 되는 분이라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악랄한 캐릭터, 실존 인물, 부산 사투리 등 걱정과 두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김윤석을 비롯한 주변의 도움 덕분에 서서히 내려놓을 수 있었단다. “(김윤석은) 보이는 묵직한 카리스마에 비해 굉장히 스윗하고 따뜻한 분”이라며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촬영 분위기도 너무나 잘 이끌어 주셨다. 털털하고 소박하시면서도 너무 잘 챙겨주셔서 묵직한 작품과는 달리 촬영 내내 정감 있게 보냈다. 그래서 내면의 부담감과 고민을 어느 순간부터 내려놓게 되더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 영화 `암수살인`을 통해 악랄한 살인범으로 돌아오는 주지훈. 제공| 쇼박스 |
“방송은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어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실존 인물이라는 걸 크게 의식하지 않은 채) 캐릭터에 오롯이 집중했고, 사투리 역시 주어진 환경 안에서 가능한 한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시작하기 전엔 어느 것 하나 두렵지 않은 게 없었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부터는 연기하는데 방해가 될 요소들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거나 집착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해내야 하니까.(웃음)”
전작 ‘공작’에서는 북한 말을 사용하기도 했던 그는 “아예 모르는 말을 공부하는 것과, 구사할 줄은 모르지만 익히 들어 익숙한 말을 공부하는 건 또 전혀 다르더라. 기본적으로 내가 쓰던 말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는 과정은 비슷했지만, 잘 안 나올 때 받는 스트레스는 후자가 훨씬 컸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투리 가이드를 제작자인 곽경택 감독님이 해주셨는데 그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언어를 공부하는 동시에 작품을 이해하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여러 가지 공부를 함께 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번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제가 잘해서라기 보단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산 넘어 산’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혹시나 누가 되면 어쩌나’ 했던 걱정이 그래도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내 연기가 어땠다’를 떠나 제가 참여한 작품 자체가 정말 좋았기 때문에, 큰 산을 무사히 넘겼다는 안도감에 감사하고 뿌듯할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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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제공|쇼박스 |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누가 불러주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금의 이 상황에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그것도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하다 보니 어떻게든 잘 해내고 싶었고요. 한 작품 한 작품이 다 소중하고, 저마다 다른 의미로 큰 깨달음을 준 경험이었어요. 올해는 제게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거예요.”
한편, ‘암수살인’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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