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선균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악질 중 악질 조필호(이선균 분)와 거대 악의 오른팔 권태주(박해준 분)는 서로 다른 목적을 품고 팽팽하게 대립한다. 여기에 폭발사건 증거를 쥔 고등학생 미나(전소니 분)가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어둠으로 빠져든다.
이선균과 이정범 감독은 대학 시절 이후 오랜만에 재회했다. 약 15년 만이다. 연극과 학생과 영화과 학생이었던 두 사람은 어느덧 각자의 자리에서 성과를 이뤄낸 어른이 됐다. 이선균이 ‘악질경찰’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이정범 감독이다.
“이정범 감독님에 대한 인간적인 믿음이 컸다. 인간적인 형이자 제 인생 첫 감독이다. 대학 시절 꼭 다시 호흡하자고 했는데 15년 만에 이뤄지니 뭉클하더라. 이 영화에 세월호가 다뤄지고 여러 사람들에게 거절당했다는, 제작과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것도 다 알고 있었다. 감독님도 부담되면 거리낌 없이 말하라고 했는데, 저는 일단 영화 자체가 재미있었다. 장르적인 재미도 있고 필호도 매력적이었다. 이정범 감독님의 진심과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아니까 주저하지 않았다. 기획 단계부터 어려운 과정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의 고민에 애착이 간다.”
↑ 최근 이선균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악질경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가 기획되던 당시는 세월호를 정치적 잣대로 판단하던 정권이었고, 그 부정적 영향은 문화예술계를 집어삼켰다. 이 때문에 ‘악질경찰’ 투자는 물론 배우 캐스팅 등 모든 것이 난관이었다. 어쩌면 여러 가지를 잃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이선균은 오히려 이정범 감독을 걱정했다.
“자기검열은 감독님이 가장 많이 했다. 상업영화에 세월호 소재가 들어가는 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무거워지진 않을지, 템포를 깨진 않을지 치열하게 고민한 건 감독님이다. 굳이 이 소재를 넣어야 하냐는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감독님은 세월호를 장르에 녹이고 싶었던 것 같다. 편집할 때도 그 지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고 후반작업도 오래 걸렸다. 피해를 볼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제가 맞다고,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는 거다. 정답은 없다. 신념이 있으면 그대로 행동하면 되는 거 아닌가. 피해를 보는 분들이 억울할 뿐이다.”
이선균이 연기하는 조필호는 미나의 죽음을 계기로 변화를 겪는다. 최악 중 최악인 인물의 변화 지점이기에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결론은 미나였다. 이선균은 조필호의 결단 이유를 미나에게서 찾으려고 했다. 지키고 싶었던 존재를 잃은 그 심정을 치열하게 연기했다.
“조필호의 변화에 충분히 공감했다. 다만 관객들이 어떻게 느끼게 하는지가 제 몫이었다. ‘왜’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작은 행동이 아니라 결단이 필요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미나로부터 찾으려고 했다. 미나라는 인물은 마치 날카롭지만 도움이 필요한 들고양이처럼 느껴졌다. 그런 존재를 지켜내지 못한 조필호의 감정이 어떨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악질경찰’은 그 어떤 영화보다 뭉클하고 치열하게 찍었던 영화로 남을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해서 좀 더 뭉클하다.”
↑ 최근 이선균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이선균과 박해준은 살벌한 액션신을 위해 긴 시간 합을 맞추는 데 공들였다. 절도 있고 멋있는 액션이 아니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숱한 연습에 몸은 녹초가 되고 말도 못하게 피곤했지만 그 끝에는 성취감이 있었다.
“실제 타격하는 것도 많아서 (박)해준이가 타박상, 찰과상을 많이 입었다. 촬영 두 달 전부터 체력단련은 물론이고 평일에 매일 만나서 합을 맞췄다. 큰 위험은 없었다. 몸은 너무 힘들고 피곤했지만 그만큼 성취를 느꼈다. 어느 촬영장이든 스트레스가 있는데, 잘 하려고 하는 여러 고민들이 부딪히기 때문일 거다. 그게 영화를 찍는 과정이고 재미다.”
이선균은 의외의 비하인드도 밝혔다. 그는 극 중 조필호의 분노가 극에 달하는 클라이맥스를 언급했다. 해당 장면에서 조필호는 죽은 미나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거대 악 정이향(송영창 분)을 향해 총을 겨눈다. 이때 이선균은 최소한의 의상만 걸치고 물에 전신이 젖은 채 강렬
“그 장면에서 원래 앞니가 빠져있다는 설정이었다. 난투를 벌여 피 범벅이 되고 진지한 연기를 하는데 앞니가 빠진 상태면 너무 웃길 것 같았다. 맹구가 연기하는 것 같지 않나.(웃음) 설득 끝에 앞니를 송곳니로 바꿨고, 의상도 많이 중화됐다. 굳이 무리해서 하지 말자고 했다.”
MBN스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