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세젤예’도 피할 수 없었다. ‘맑은 국물 같은 드라마’를 예고했으나, 막장 코드와 자극적인 이야기가 나오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
반환점을 돈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 이하 세젤예)은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가 돼버린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세젤예’ 측은 제작발표회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 박선자(김해숙)와 세 딸 강미선(유선) 강미리(김소연) 강미혜(김하경)의 관계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머니 이전에 여자이기도 한 박선자와 전인숙(최명길) 하미옥(박정수)의 이야기, 육아 가사 등을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 등 현실적인 문제와 관계망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특히 “아주 MSG가 많거나 강도가 세지 않다. 맑은 국물 같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젤예’에 처음부터 자극적인 요소나 막장 코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출생의 비밀과 재벌 등 막장극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이 포진돼 있었다. 고부 갈등 설정이 다소 과하거나 시대착오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현실 모녀의 이야기와 워킹맘의 애환, 육아 문제, 강미리(김소연)와 한태주(홍종현)의 로맨스 등을 중점적으로 펼쳐내며 공감을 끌어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세젤예’도 달라졌다. 재벌 회장이자 태주의 아버지 한종수(동방우)의 안하무인 막말과 시대착오적 대사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한종수의 젊은 아내 나혜미(강성연)가 전인숙에게 반말을 날리고 뺨까지 때리는 등 재벌가 권력 싸움을 비롯해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미선의 철부지 남편 정진수(이원재)가 모텔방을 빌려 자신의 놀이 공간으로 만들어 불륜으로 오해받는 설정 역시 쉽사리 공감할 수 없는 설정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작인 ‘하나뿐인 내편’이 최고 시청률 49.4%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최근 ‘세젤예’ 시청률이 20~30% 시청률을 오가며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됐을 터다. 결국, 초반의 각오와 달리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고 자극적이고 막장 요소들을 강화하며 시청률 상승을 노린 것으로
그러나 막장극으로 돌변한 ‘세젤예’는 공감마저 잃었다. 배우들 한명 한명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감정선이 사라지면서 시청자들의 반응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공감할 수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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