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 모 군(26세)은 종종 소셜커머스에 올라오는 피부 관리권을 구매해서 여자 친구와 함께 피부 관리를 받는다. 평소 푸석푸석하고 거친 피부 때문에 얼굴이 칙칙해 보이는데 이따금씩 관리를 받고 나면 피부가 한결 깨끗하고 화사해지는 기분에 자주 이용한다.
직장인 김 모 씨(31세)는 올 겨울 헬스장 정기 이용권을 끊었다. 매년 연말 술자리나 송년모임이 많은데, 그간 술자리를 갖다 보면 살이 쪄, 체중 관리를 위해서이다. 올 겨울에는 건강관리에 신경 쓰면서 식스팩 복근도 만들고 몸매 만들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 다이어트나 외모 가꾸기, 자신을 위한 스타일링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 일명 ‘그루밍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패션, 미용 등에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자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서일범 그랜드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성 역할의 고정관념이 희석되면서 메트로섹슈얼화 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남성들이 점차 자신을 가꾸고 패션과 미용에 관심을 갖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외모가 자신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남성 성형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 ‘외모도 경쟁력’ 외모 가꾸는 남성 증가
그루밍족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남성에게도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이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경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에 남성들도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더욱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회가 변하면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희석되다보니 메트로섹슈얼화 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루밍족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은 호불호가 다소 나뉘는 분위기를 보인다. 화장하고 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에 대해 ‘남자가 그런 걸 다하냐’라는 반응도 보이지만, 한편에서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제는 남자도 가꿔야 산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호불호를 떠나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간주 되고 있다.
◆ 패션·유통업계 그루밍족 잡기 위해 ‘경쟁’
최근 ‘그루밍족’들이 증가하면서 패션·유통업계들도 이들 잡기에 나섰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남성 라인을 강화하는가 하면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백화점 1층에 남성 매장이 등장한 것이다.
그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어그 부츠도 남성 제품을 출시했다. 다양한 컬러와 가죽의 종류를 확대해 최고급 라인을 형성하며 남성 제품군을 강화했다.
이에 질세라 국내 잡화 브랜드도 올 겨울
방송에서도 남성들을 위한 뷰티 프로그램이 기획돼 방영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케이블 TV에서는 남성들의 패션 스타일링 법, 헤어 연출법, 피부 관리 법 등 다양한 주제로 방송을 하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