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개헌 의총을 설 연휴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당내 이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오 특임장관은 '개헌 행보'를 지속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나라당이 개헌 의총을 미뤘습니다.
▶ 인터뷰 : 배은희 / 한나라당 대변인
- "설 지나고 2월 7·8·9일 3일간 오후 2시에 개헌 의총을 하기로 했습니다. 최고위원 대다수의 의견을 모아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구제역 확산 방지와 지역구 활동 때문에 참석률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안상수 대표가 먼저 얘기를 꺼냈고, 대부분이 이에 공감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견이 계속해서 표출되는 등 당내 또다른 갈등을 우려해 연기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 최고위원은 "당론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총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개헌에 대한 탐탁지 않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친박계와 소장파 의원 상당수는 의총에 불참할 뜻까지 밝히고 있습니다.
또 눈에 띄는 대목은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회동 직후 의총이 연기됐다는 점입니다.
개헌 관련 논의가 없었다지만, 개헌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은 토론회 기조연설자로 나서 개헌 '드라이브'를 이어갔습니다.
▶ 인터뷰 : 이재오 / 특임장관
- "헌법은 시대정신의 반영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법도 고쳐지는 것입니다. 몸집은 커지고 새로워졌는데, 옷은 20년 전에 낡은 옷을 그대로 입은 것과 같은 형국이 됐습니다."
의총 연기로 한나라당은 일단 이견을 조율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계파별 첨예한 대립이 접점을 찾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