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취임식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오랜만에 한복을 입었습니다.
한복을 잘 입지 않던 박 대통령이 한복을 선택한 건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취임식 직후 광화문에 마련된 국민 희망 경청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는 박근혜 대통령.
붉은색 두루마기와 푸른 색 치마가 조화돼 통합의 상징인 태극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성 대통령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한복의 멋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자주 한복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97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부터 공식 석상에서 한복을 입은 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2004년 12월 동생 지만 씨의 결혼식 때 한복을 입었고, 외국 교포들을 만날 때 두 차례 한복을 입었습니다.
34년 만에 돌아온 청와대에서 한복을 입고 계단을 올라서는 모습은 영락없이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빼 닮았습니다.
육 여사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육 여사의 친서민 이미지, 부드러운 리더십을 떠올리게 하는 패션입니다.
물론 육 여사의 한복과는 다른 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술녀 / 한복 디자이너
- "(육영수 여사의) 그때 그 모습을 보면요, 굉장히 단정하고 우아한 것이 우선이었다면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입은) 두루마기는 화려함의 극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퍼스트레이디가 아닌 대통령으로서 자신만의 정치 색깔을 나타내겠다는 무언의 신호로도 읽힙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