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20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들이 열띤 ‘박근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출마 선언문, 경력사항, 명함 등을 자신이 ‘친박’임을 알리는 문구들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강세 지역을 보이는 서울 강남 3구와 대구·경북(TK)지역에서 이런 행태가 두드러진다.
TK 지역에서는 27개 지역구 중 ‘박근혜’, ‘대통령’ ‘창조경제’ 등의 키워드를 대표 경력으로 제출한 후보자만 14명에 달했다. 이 지역 예비후보자들 대부분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시키는 현수막을 제작하고, 박 대통령을 언급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 출마하는 한 예비후보자는 ‘박정희대통령 육영수여사 좋아하는 모임 공동대표’란 이색 이력을 기재하기도 했다. 현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또다른 후보는 “출마 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정부 부처에서 오래 일해온 내가 ‘박 대통령의 남자’라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생각보다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크다”고 귀띰했다.
강남 3구 예비후보자들도 박근혜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서초을 출마를 준비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58)은 15일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말씀대로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몇몇 후보자들은 보통 시간 순으로 기재하는 경력 사항의 윗칸에 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을 적고, 당시 명함을 뿌리며 대통령과 친분을 강조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그동안 김무성 대표와 그렇게 친하다고 떠든 사람이 갑자기 선거 때가 되니까 앞에 내세운 건 박근혜 대통령이었다”며 “선거캠프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직책을 명함에 넣은 것을 보고 ‘정치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다”고
예비 후보자들의 ‘박근혜 마케팅’ 전쟁은 앞으로 더 극성을 부릴 전망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도보다 높다”며 “당내 경선에서 미리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친박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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