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무회의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새 내각이 출범한 이후 두 번째 국무회의였다. 하지만 회의 주재를 박근혜 대통령 대신 황 총리가 맡게 되면서 서열의 ‘역주행’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회의 의장을 맡은 황 총리 외에 서열 2~4위가 모두 경기고등학교 동문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들 경기고 동문들이 상석에 앉은 순서는 졸업연도의 역순이 됐다.
경기고 출신 국무위원은 황 총리를 비롯해 유 부총리, 이 부총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최고참’은 최 장관이다. 최 장관은 1955년생으로 이 부총리나 윤 장관보다 어리지만, 초등학교를 3년 일찍 졸업해 기수로는 67회 졸업생이다.
1952년생인 이 부총리는 윤 장관(1953년생)보다 한 살 더 많지만, 졸업기수는 68회로 같다. 이어 1955년생인 유 부총리(70회), 1957년생인 황 총리(72회)가 ‘후배 그룹’에 속한다. 이들 가운데선 나이로 보나 졸업기수로 보나 황 총리가 가장 막내다.
하지만 국무위원 서열로 따지면 이들의 선후배 관계는 역전된다. 헌법에 명시된 국무위원 서열 1위는 단연 대통령이고, 2위는 국무총리다. 장관들의 서열은 법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대통령·총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직무대행을 맡는 순서를 일반적으로 국무위원들의 서열로 본다. 정부조직법에 명시된 각 부처의 순서는 기재부, 교육부, 미래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황 총리는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중 서열 1위가 됐다. 다만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일정 관계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만약 이 부총리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면 서열 1~5위 자리를 모두 경기고 출신이 채우는 ‘진풍경’을 목격할 수도 있었다.
이와 함께 졸업기수와 국무위원 서열이 반대가 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막내인 황 총리가 가장 상석에 자리했고, 유 부총리, 최 장관, 윤 장관 순으로 자리가 배치됐다. 최고참으로 분류되는 최 장관과 윤 장관이 5명 가운데 상대적으로 말석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유 부총리는 국토부 장관 시절 서열 18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나머지 국무위원 가운데서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경희고 동문이다. 박 장관은 1952년생, 홍 장관은 1964년생으로 박 장관이 훨씬 더 나이가 많지만, 국무위원 서열상으로는 홍 장관이 앞선다.
대학별로는 유 부총리, 이 부총리, 최 장관, 윤
[최승진 기자 / 김규식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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