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박근혜) 핵심 의원들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사이의 반목이 대구시 정책간담회를 같은 날 2번 열게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날 오전 대구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지역 국회의원 8명과 간담회 한 후 2시간 뒤에 국회 바른정당 원내대표실에서 유 의원과 주호영 바른정당 의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의락 무소속 의원과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 지역 다수당인 자유한국당이 유 의원과 함께 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 대구시가 이를 부득이하게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4당 체제로 국회 지형이 바뀌면서 협치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가운데 지역문제만큼은 여야를 떠나 한 목소리를 내던 모습마저 실종된 것이다. 특히 일부 한국당 의원들과 유 의원의 불화가 '따로 국밥식' 간담회라는 눈꼴 사나운 장면으로 이어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런 상황이 아쉽다. 저는 처음부터 같이 하자고 주장했는데 다음에는 한번에 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소속인 홍의락 의원도 "다른 지역 의원들은 당이 달라 싸우더라도 지역문제만큼은 똘똘 뭉쳐 한자리에서 얘기하는 모습이 부럽다"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면서 "요즘 정국이 여야간 현안별로 갈리는 부분들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역문제 관련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고 제가 속한 당과 관계없이 무게중심을 잡고 갈등과 분열로 흐르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
윤재옥 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사안마다 정당별로 입장 차가 있고, 일부 의원들이 '이번엔 여야가 따로 해보자'고 제안했다"며 "권 시장이 우리당 소속이니 당정 협의 차원에서 함께하는 것이고, 여야 상관없이 해야 할 회의가 있으면 같이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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