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조문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희호 여사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 이동화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 기자, 고인의 나이가 만 71세로 비교적 이른 나이에 별세하셨는데, 사망 원인이 무엇인가요?
【 기자 】
네, 고인은 사실 생전에도 몸이 좋지 않았습니다.
젊었을 때 고초를 겪은 것이 원인이었는데요,
박정희 정권의 독재에 맞서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공안당국 조사와 감옥살이를 했고,
1980년에는 특히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 공안당국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평생 고문 후유증이 김 전 의원을 따라다녔고, 결국 파킨슨병으로 이어져 오랜 투병 생활을 했습니다.
1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에도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었는데요,
그 당시 임종 순간에도 '아버지' 세 글자만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신 때문에 김 전 의원이 고초를 겪었다며 안타까워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질문 2 】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졌는데, 어떤 족적을 남겼나요?
【 기자 】
네, 우선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아버지 곁에서 정치적 활동을 많이 해왔겠죠, 1980년에는 김 전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결성을 이끌며 아버지를 지원했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아버지 김 전 대통령의 한 때 지역구였던 목포, 신안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내리 두 번 더 당선되면서 3선 고지에 올랐습니다.
고문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탓에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지만,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치며 'DJ 아들', '김심 계승자' 등으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 인터뷰 : 김홍일 / 전 의원(2004년 민주당 회의 중)
- "지금까지 당에 대해서 얘기하면서도 이런 얘기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조사 좀 해주십쇼."
하지만, 2006년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때문에 고인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는데요, 이후로 정치 생활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 질문 3 】
여야를 막론하고 여러 정치권 인사들이 왔다갔다는데, 특히 메시지 중에서는 조국 민정수석의 발언이 인상적이던데요, 고인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왔나요?
【 기자 】
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문희상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다녀갔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많은 인사들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조국 민정수석이 고인의 삶과 시대상에 대해 강한 어조로 평가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조 수석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세대가 겪었던 '야만의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 찬양했던 자들의 얼굴의 이름을 떠올린다며 에둘러 과거 보수 정권의 인사들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정치적 자유, 표현의 자유를 위하여 고인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습니다.
대표적 동교동계 의원인 박지원 의원의 고인을 아끼며 남겼던 메시지도 인상적이었는데요,
"홍일아, 미안하다, 내가 좀 더 친절하게 했어야 했다"며 미안함과 친근함을 드러낸 박 의원은 "목포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으로 헌신했다"며 고인을 높이 샀습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민주평화당 의원
- "평화의 한반도가 될 수 있도록 하늘나라에서 저희들을 많이 지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늦은 시각까지도 많은 인사들이 찾아와 빈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 질문 4 】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희호 여사의 병세 악화 소식도 들려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지금?
【 기자 】
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지금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이 여사의 나이가 올해로 만 97세입니다.
고령의 나이 때문에 한 달여 전부터 병원에 입원한 것인데요,
고인의 작고로 건강이 위독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여사 주변에서는 이 여사가 받을 충격을 고려해 아직 별세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계속 빈소를 지키고 있는 박지원 의원이 이희호 여사를 뵙고 오셨다기에 제가 여쭤봤는데요,
박 의원님은 이 여사를 찾아갔을 때 눈을 떠 왔느냐고 인사했을 만큼, 위독하지는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질문 5 】
이 기자 마지막으로 장례 일정은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 기자 】
네, 유가족의 상의 해서 김 전 의원의 장례는 4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어제부터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빈소가 차려졌지만, 공식 조문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시작이 됐는데요,
고인이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전남 목포에도 분향소가 마련이 돼 있습니다.
내일모레 화요일, 오전 7시에 발인식이 진행될 예정이고, 이후 광주 5.18 국립묘지에 안치될 예정입니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고문을 받다가, 3차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부상심의위원회에서 5.18 관련자로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시민들도 빈소 앞에서 지나가던 발길을 세우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이 죽었구나"라며 애도를 표한다는데요,
아무쪼록 고인이 저세상에서는 평안히 계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동화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idoido@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