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년 만에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최 회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새벽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갔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어제(19일) 오전 검찰에 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최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짧은 답변만 남긴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떠났습니다.
▶ 인터뷰 : 최태원 / SK그룹 회장
- "(의혹과 오해에 대해서 소명하셨습니까?) 하는 만큼 했습니다."
검찰은 최 회장이 SK그룹 계열사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 원 가운데 500억 원을 빼돌려 선물투자에 유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SK그룹 고위 임원들의 성과급을 부풀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만든 돈의 성격과 사용처도 추궁했습니다.
최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회삿돈 횡령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며,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선 회사 업무에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최 회장보다 앞서 두 차례 조사를 받은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계열사 투자금의 부적절한 흐름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이에 따라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회삿돈이 횡령되는 과정을 몰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검찰은 최 회장의 조서를 검토한 뒤 추가 소환에 대한 판단과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재계 3위의 거대 기업인 SK그룹의 총수 최 회장이 SK 분식회계 사건 이후 또다시 사법처리란 오점을 안게 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