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때리지 마세요"…아동학대자 84%가 부모

【 앵커멘트 】
오늘, 그러니까 매년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인데요.
훈육이란 이름으로 부모가 아이를 때리고 욕하는 사례가 전체 10건 중 8~9건에 달합니다.
피해 아동 뿐 아니라 부모도 관리와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유영 기잡니다.


【 기자 】
아들 손을 잡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박은지(가명) 씨.

여느 모자와 다를 바 없지만, 2년 전만 해도 박 씨는 아들을 수시로 때리는 비정한 엄마였습니다.

▶ 인터뷰 : 박은지 (가명)
- "매를 드는 것이 당연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가 바른길로 가는 거라고 생각해서. (나중에는) 이성을 잃고 (아이의) 목을 조른 거예요."

결국 아동보호기관의 문을 두드린 박 씨.

▶ 인터뷰 : 박은지 (가명)
- "(부모 교육을 통해) 내가 학대를 하고 있었구나…. 자녀는 소유물이 아닌 인격체라는 걸 알면서."

지난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는 1만 여건, 이 가운데 6천400건이 학대로 판명됐습니다.

특히 부모가 저지른 신체·언어폭력이 무려 84%로 압도적인데, 이 수치는 5년 째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녀에 대한 학대를 훈육으로 착각하고, 심지어 체벌도 친권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적지 않습니다.

교사나 의료인 같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남의 가정사'로 생각해 적극 알리지 않는 점도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장화정 /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
- "외국은 신고의무자의 신고율이 60%인데 우리나라는 35% 수준입니다. 아이가 사계절 긴팔 옷을 입거나 멍이 자주 들거나 (이런 경우) 한번쯤 의심을 가지고…. "

전문가들은 피해 아동만 치료하고 돌려보냈을 때 대부분 다시 학대받는 만큼, 학대 행위자에 대한 상담과 교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김 원 기자
영상편집: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