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치고 별 일 아니라는 듯…70대 뺑소니 입건

사람을 차량으로 치고 대수롭지 않게 자리를 떠난 70대 노인이 주위 행인들의 신고에 뺑소니 혐의로 붙잡혔다.
1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뺑소니) 혐의로 이 모씨(7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9일 오후 4시 5분께 차량을 운전하며 동대문구 답십리역 인근 골목길을 지나다가 피해자 박 모씨(50)와 충돌하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자리를 떠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박씨와 부딪힌 뒤 차에서 내려 박씨의 상태를 확인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판단해 다시 차를 타고 떠났다.
박씨는 이씨의 차량에 부딪힌 뒤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던 중이었고, 주위 행인들은 이씨를 뺑소니로 신고했다.
이씨는 “사람과 부딪혔다는 상황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박 씨도 처음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차에 부딪힌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씨의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을 수거한 뒤 자세한 사고 경위를 분석 중이다. 또 이씨와 박씨를 차례로 불러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기도 모르는 새 뺑소니 혐의를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사람과 부딪힌 것 같으면 후속 조치를 하거나 반드시 상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경 기자 / 홍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