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품은 초코파이, 반짝 열풍? 아니면 롱런?
↑ 초코파이 바나나/사진=오리온 홈페이지 캡처 |
바나나를 활용한 식품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과자와 젤리, 막걸리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맛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최근 바나나맛 광풍을 이끈 대표적인 상품은 오리온의 '초코파이 바나나'입니다.
이 회사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야심작으로 바나나 맛 초코파이를 출시했습니다. '초코파이 바나나'는 지난달 판매가 시작된 이후, 3주 만에 1000만 개가 팔리면서 약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제과업계에서는 월 판매액 30억 원을 히트 상품의 기준으로 보는데 불과 3주 만에 달성한 것입니다. 심지어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생산 라인을 확장해 24시간 풀 생산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바나나 맛일까? 그 이유는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과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바나나는 5년 연속 과일 매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식품업계는 불황일수록 익숙한 맛을 활용한 안정적인 전략을 취하는데, 바나나 맛이 딱 들어맞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몽쉘 바나나, 말랑카우 바나나우유맛, 칸쵸 바나나우유, 국순당 바나나맛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섭니다.
이런 배경에서 '초코파이 바나나'는 SNS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고,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웃돈을 얹어 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소비자들을 이끄는 강력한 요인 없이는, 반짝 유행으로 끝난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롯데 자일리톨 껌은 치아에 좋다는 긍정적인 신념을 결부시켜 꾸준한 인기를 얻었고, 광동 비타 500역시 좋은 재료를 썼다는 건강한 이미지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팔도의 꼬꼬면의 경우 흰 국물과 매운맛에 대한 일시적인 호기심이 사라지자 인기가 금방 식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바나나 열풍을 두고 과자 가격이 터무니없이 오르는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돈이 있어도 못 사 먹는 인기 뒤에는, 제품을 사재기 한 다음 온라인에서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돈을 버는 '디지털 허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암 박지원이 쓴 허생전의 주인공처럼, 제품을 싹쓸이해 비싸게 되파는 수법으로 돈을 버는 것입니다. 지난해 '허니 열풍' 당시 온라인에서 한 봉지 가격이 1만 원을 넘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엉킨 유통구조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구매하지 않자
과연 바나나 열풍은 오래갈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바나나와 초코파이의 궁합은 진리"라는 호평과 함께 "초코파이와 바나나킥을 함께 먹는 맛"이라거나 "가격이 비싸다"는 악평으로 엇갈리는데요. 과연 바나나 맛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MBN뉴스센터 전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