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한국공항공사가 퇴직자의 협력업체 현장대리인 재취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사장 성일환)는 공사 퇴직자의 협력업체 현장대리인 선임을 완전 배제하겠다고 26일 선언했다.
앞서 김포국제공항을 관할하는 한국공항공사 서울본부는 지난해 12월 김포공항 청소용역업체 입찰과정에서 공사 출신 퇴직자 고용을 사실상 강권하는 공고를 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당시 서울본부는 위탁관리 용역입찰 공고를 내면서 ‘현장대리인(소장)은 과업지시서 상의 자격을 갖춘 자로 공사 쪽과 사전 협의 후 임명한다’고 요구하고, ‘특수과업지시서’에 현장대리인 자격 요건을 공항 근무경력 10년 이상으로 명시해 공사 퇴직자의 재취업을 유도했다. 실제로 공고 뒤 선정된 청소용역업체 지앤지(G&G)는 공사에서 4급으로 퇴직한 직원을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사장 임명 철만 되면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쳐오던 공사가 뒤로는 공사 퇴직자의 재취업을 묵인하는 ‘이중성’을 보여온 것이다.
정동영 국회의원실은 “‘공항 근무 10년 이상’이란 경력은 사실상 공사 출신이 아니면 갖출 수 없는 자격이며, 사전 협의를 통해 임명하라는 것은 공사 출신을 채용할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사 퇴직자의 협력업체 재취업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공사가 관할하는 14개 지방공항에서 일하는 협력업체가 선임한 현장대리인 81명 가운데 30명이 공사 퇴직자였다.
이들 대부분은 공사 재직시 중하위직에 있던 인물로 고위 공직자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대상이 아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예정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등의 부정한 유착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사기업체에 취업한 뒤 전 소속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퇴직 후 3년 동안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퇴직전 5년간 소속부서 업무와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 대해서도 취업을 제한한다. 그러나 4급 이상 공무원(경찰·조세·소방·감사 등 인허가부서 근무자는 5~7급 공무원도 포함) 이거나, 공기업의 경우 상근 이사, 감사 이상 만 심사 대상이어서 그 아래 직급은 재취업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공사 퇴직자에 대한 특혜의혹을 근절하기 위해 향후 공사 퇴직자의 현장대리인 선임을 배제하겠다”고 밝혔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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