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순 인사혁신처 기획조정관 |
정부 기관 곳곳에서 활약하는 여성 고위 공무원들이 점차 늘면서 정부수립 이래 처음으로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중 5%를 돌파했다. 특히 각 부처 정책조율과 예산을 총괄하며 국회와의 소통 역할도 맡아야 하는 기획조정실장 또는 기획조정관 자리에도 여성이 임명되는 사례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23일 인사혁신처는 올 10월 말 기준 전체 고위공무원(국장급 이상) 1514명 중 84명(5.54%)이 여성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고위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줄곧 4%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2012년에는 여성 고위공무원이 60명 뿐이었지만 4년 만에 24명이 늘었다. 증가율로는 40%를 기록했다.
외교부, 여성가족부 등 5개 기관에서는 정책과 예산 기능을 총괄하는 기획조정 기능을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 백지아 실장과 이기순 실장, 김혜순 기획조정관을 비롯해 김상희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46), 김안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 기획조정관(54)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밖에 각급 기관장 자리도 속속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다. 84명의 여성 고위공무원 중 14명은 소속기관의 기관장으로서 조직을 이끌고 있다. 고용부 산하 경기지방노동위원장(하미용 위원장), 기상청 산하 부산지방기상청장(임병숙 청장), 문체부 산하 국립국악원장(김해숙 원장) 등이 여성이다.
여성 고위공무원이 재직하고 있는 기관 수도 자연히 증가했다. 지난 2012년 여성 고위공무원이 활약하는 부처의 수는 22개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26개로 늘었고 올 10월 기준으로는 31개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교육부와 외교부의 경우 각각 9명의 여성 고위공무원을 두면서 가장 많은 여성 고위공무원을 가진 기관이었다. 각 7명 씩을 둔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뒤를 이었다.
정부에서는 그간 고위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아직 여성 고위공무원이 임용되지 않은 기관의 경우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계획을 수립하도록 했고, 고위공무원 임용심사 후보자 추천시 여성 후보자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의무화했다.
그 결과 실제로 올해 고위공무원 임용심사에서 후보자 599명 중 41명이 여성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5%를 돌파해 6.8%를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654명 중 31명(4.7%)만 여성이었다. 현재 역량평가 등을 거쳐 고위공무원이 될 자격을 갖춘 서기관 및 부이사관 870명 중 여성은 96명으로 비중은 11%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 고위공무
정부에서는 당장 내년까지 정부위원회 위원 중 여성의 비율을 40%까지 높이고 4급 이상 여성공무원 중 여성의 비중을 15%로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공공기관의 관리자급 이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18.8%로 높이기로 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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