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먹이고 주삿바늘로 찌르고`…10년간 엽기적 학대 벌여온 보육원

경기도 여주시의 한 보육원에서 10년간 엽기적인 집단 아동학대가 벌어진 것이 발각됐다. 피해 어린이들은 생활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오줌을 마시고 뜨거운 철판에 손을 갖다 대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지만 두려움 때문에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여주시 A보육원 직원 장모(40)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변모(36)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 2명을 약식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보육원 아동학대는 지난해 8월 경찰이 제보를 받아 수사에 나서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보육원 입소 어린이 90여명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40여명이 2007년부터 최근까지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2011년부터 약 1년 동안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거나 공용 세탁기에서 빨래를 찾아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6~12세 어린이 8명의 얼굴과 엉덩이를 손과 각목으로 수차례 때렸다. 장씨는 또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몽둥이와 파리채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옷만 입힌 채 건물 계단에 1시간가량 세워 놨다. 아이들이 청소 때 쓰는 바가지에 잘못해서 오줌을 싸면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오줌을 마시도록 했다. 빨래를 하지 않은 어린이에게는 신던 양말을 입에 집어넣었다. 정서적 학대도 가했다. 생활규칙을 어긴 아이에게는 다른 친구들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이른바 '투명인간' 벌칙을 주고 속옷과 양말을 착용하지 않은 채 학교에 가도록 강요했다.
또 다른 교사 변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아이들의 잘못을 고친다며 가죽벨트로 때리거나 주삿바늘로 찌르고 지적장애를 앓는 어린이가 밥을 먹다가 구토하자 토사물을 먹이는 등 수차례 학대했다.
구속 기소된 다른 직원 2명도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몰래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 등으로 아이들을 각목과 빗자루로 폭행하고 뜨거운 철판에 손을 대도록 해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들을 때리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자신들의 손을 보호하고자 바셀린을 바르고 장갑까지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어린이들은 수사기관에 "너무 많이 맞고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자해했는데 보육원에서 병원비가 많이 든다며 퇴소시켰다", "엄마의 학대로 이곳에 오게 돼 엄마로부터 탈출했다 생각했는데 오자마자 또 학대를 당해 분노조절장애, 우울증이 한 번에 생겼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생활관이 폐쇄적인 독립가구 구조라 가학적 학대행위에 대한 감시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심지어 8~9세 때 학대를 당하고 현재 고교생으로 성장한 일부 원생은 지금도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리감독 기관인 여주시도 지난해 A보육원에 지도점검을 나갔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문기관과 협력해 피해 어린이들에 대한 심리검사, 상담·예술치료 등을 진행해 정서적 충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 등은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난해 8월을 전후로 사직하거나 해임되는 등 모두 보육원을 떠났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