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양측이 오는 3·1절 공휴일에 서울 도심 광장에서 막바지 세 대결에 나선다.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주최측이 기존 촛불집회의 행진 코스인 청와대와 헌재 방면으로 행진을 신고하면서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이 커져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촛불집회 주최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1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18차 범국민행동'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3·1절을 기리기 위해 박 대통령 탄핵 촉구 피켓과 함께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도 들 계획이다. 태극기에 리본을 다는 것은 보수단체 집회와 구분하기 위해서다.
같은 날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는 촛불집회가 열리기 약 6시간 전에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열린다. 보수단체 주최측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3·1절, 제2의 건국을 논한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뀐다.' 집회를 연다.
탄기국은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쪽(동대문)과 남쪽(서울역)으로 각각 2.8㎞와 2㎞까지 총 4.8㎞ 구간에 걸친 집회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탄기국 측은 이날 최소 500만명에서 최대 700만명 넘는 인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촛불과 태극기 집회는 광화문 광장과 서울 시청앞 대한문 인근에서 이뤄져 1km가량 떨어져 있어 물리적 접촉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양측의 집회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게 되면서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보수단체 주최측은 도심 광장에서 집회를 한 이후 청와대와 헌재 방면으로 행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구간은 촛불집회 주최측이 17차 집회까지 행진을 신고했던 코스였지만, 이번 3·1절 집회에서는 보수단체 측이 먼저 행진로를 선점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양측은 "우려하는 큰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
앞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3·1절 집회는 앞선 집회와 달리 양측이 지리적으로 매우 밀접하다"며 "차벽이나 경찰력을 동원해 최대한 마찰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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