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고층 건물 화재가 비단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이런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국내 고층 건물의 소방시설은 어떤지 긴급점검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초고층 주거시설이 몰려 있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입니다.
50층 이상인 국내 초고층 건물의 1/3가량이 이곳에 들어서 있습니다.
지난 2010년 화재 때 4층에서 시작된 불길은 불과 20분 만에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이른바 '굴뚝 효과'로 인해 피해가 더 커진 겁니다.
▶ 인터뷰 : 김만규 / 부산경상대 소방안전계열 교수
- "굴뚝 연기가 위로 올라가잖아요. 삽시간에…. 그와 마찬가지로 밀폐된 공간에서는 연기가 삽시간에 (위로) 올라가고, 불길도…."
특히 최근 지어진 고층 건물은 외벽이 통유리로 막혀 있어 불을 끄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피난시설은 잘 갖춰져 있을까?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이곳은 45층 아파트 22층에 마련된 피난안전구역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산소호흡기 등 피난 장비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관련 규정을 만들어놓고도 예외를 둔 탓에 피난안전구역이 없는 건물이 대부분입니다.
30층 이상 고층 건물에 피난안전구역을 두도록 의무화했지만, 설치가 어려울 경우 49층 이하는 일정 넓이의 비상계단만 두면 되도록 한 겁니다.
결국, 소방관이 산소통을 메고 고층 건물을 직접 걸어 올라가 인명을 구조해야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려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백승훈 / 부산 해운대소방서 구조구급과
- "옥내 계단을 통해 64층까지 진입에 소요된 시간이 26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현장에 접근하는 데 시간상 문제가…."
그나마 한 대뿐인 고층용 사다리차는 최대 높이가 25층, 70m 이상 도달하지 못하고, 고층건물 진화용 전용 헬기 한 대도 없는 상황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최진백 VJ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