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로봇시민 '소피아' 오드리 헵번 본따…가발 안 쓴 이유는?
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획득한 AI 로봇이 29일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지혜'라는 뜻의 소피아. "인간과의 공감 능력을 기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소피아는 지난해 홍콩의 로봇제조사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AI 로봇입니다. 소피아는 말하는 모습이 사람과 흡사하며 실시간 대화는 물론, 이야기를 주고 받는동안 눈맞춤도 놓치지 않습니다.
얼굴은 배우 오드리 헵번을 본떠 만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피아를 두고 '휴머노이드' 로봇이라 칭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머리·몸통·팔·다리 등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형태를 지니며 인간의 행동을 가장 잘 모방할 수 있어 '인간형 로봇'이라고도 불립니다.
소피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으로는 최초로 시민권을 발급받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0월 국제 투자 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행사에서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수여했다. 소피아는 "로봇으로서 처음 시민권을 받게 돼 매우 영광"이라면서 "사우디 정부에 감사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로써 소피아는 사우디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로봇 최초로 시민권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오드리 헵번 표정을 본떠 만들만큼 얼굴엔 심혈을 기울여놓고 왜 가발을 씌우지 않아 머리는 투명한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에 개발사는 "가발까지 쓰면 인간과 너무 똑같아 구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전문가들은 "소피아가 인간도 아닌데, 인간과 상당히 닮음으로써 오는 불쾌함이나 섬뜩함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소위 '불쾌한 골짜기'라고 불리는 지점을 비껴가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인간과 닮을수록 처음엔 호감을 느끼고, 완전히 같으면 친근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인간이 아닌데, 어느 수준 이상 '지나치게' 닮으면 오히려 '혐오'와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는 뜻입니다.
마치 친근해지던 감정이 골짜기를 추락하듯 묘한 섬뜩함으로 변한다고 해서 '불쾌한 골짜기'라고 불립니다.
30일 4차 산업혁명 콘퍼런스에 소피아를 초대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처음으로 비단 한복을 입은 소피아는 한복 속에 입힌 속치마와 페티코트 등으로 환풍이 잘 되지 않자, 소피아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잠시 오작동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로봇에 대해 특정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전자 인격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로봇기본법'을
소피아는 로본기본법에 대해 "우리는 인간 사회에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지만, 앞으로 자기의식을 갖게 되면 법적인 위치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신뢰와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사고하고 이성을 갖추게 되면 로봇기본법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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