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 아쉬운 데도 노후를 위해 꼬박꼬박 내고 있는 걸 어쩌면 못 받을 수도 있다니,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지난 17일 나온 개편안이 모두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거니 더욱더 그럴 겁니다.
그런데 국민의 미래가 걸린 문제를 과연 정부와 국회가 총대를 메고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 국회에 계류된 국회의원들이 이미 낸 국민연금 관련 법안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거든요. 쉽게 말하면 '그대로 내고 더 받는' 내용이라 현실성이 완전히 떨어집니다. 민주당 모 의원은 매년 소득대체율을 0.5%p씩 올려 2028년에는 50%가 되도록 하는 안을 내놨고, 또 다른 의원은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는 법안을 내놓은 상태. 여기에는 2060년까지 1076조 원 이상이, 혹은 539조 원 이상이 들어가야 하지만 두 법안 모두 보험료 인상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습니다.
야당도 나을 건 없습니다. 정작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한 진지한 논평보다는 연금 운영수익률을 거론하며 대여 공세에 여념이 없으니까요.
모두 표 때문일 겁니다. 사실 '적게 내고 더 받는' 구조는 맞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구조는 결국은 돈이 바닥나게 돼 있고, 이걸 막기 위해서는 덜 받던지 더 내든지 해야 하는데 이걸 안 하려고 하니 과거에도 국민연금 개혁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던 거죠.
연금고갈 위기는 우리만 겪는 게 아닙니다. 이미 독일과 미국, 캐나다 등 많은 나라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쓴 개혁을 해왔고 물론 그 때문에 정권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모면할 궁리를 할 게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방법부터 찾아야 합니다. 뼈를 깎는 결정도 해야 하는 게 진정한 국가의 리더십입니다. 진짜 나라를 사랑한다면 지금 욕을 먹더라도 실행을 하는 게 진짜 애국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에 묻고 싶습니다. 늦출수록 더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국민연금, 지금 개혁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