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고유 처방제로 알려진 '자금정(紫金錠)'이 아토피성 피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자금정은 한약 가운데 해독약으로는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 전통 한의약으로 동의보감에도 독소 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소개돼 있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와 대구 약령시가 공동 시행한 연구에서 자금정은 아토피성 피부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 논문은 보완통합의학 분야 상위 20% SCI급 저널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 7월 최신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자금정은 피부각질세포에 25와 50μg/ml 가량을 각각 처리했을 시 아토피 피부질환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염증성 싸이토카인과 케모카인 생성량이 20~50% 이상 감소된 사실이 확인됐다. 실험쥐를 이용한 시험에서도 자금정을 먹은 쥐는 자금정을 먹이지 않은 쥐에 비해 피부 부종과 홍반, 각질 등 피부병변이 유의적으로 감소했고 표피 두께도 회복되는 것이 관찰됐다.
5가지 한약재(문합 산자고 대극 속수자 사향)로 구성된 '자금정'은 조선 시대 궁중에서 납약(臘藥)이란 이름으로 구급비상약으로 사용됐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의고서에 의하면 자금정은 독소의 축적 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성인병과 만성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동안 자금정은 고가 약재인 사향이 많이 들어가고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자금정 문헌발굴과 제조방법에 매진해 온 대구 약령시에 위치한 청신한약방(원장 사복석)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
대구시 관계자는 "자금정이 아토피 피부질환을 완화시키고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한방을 통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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