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페이스북 글을 통해 비판받았던 강민구(60)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조 수석에게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라"고 대응했습니다.
조 수석과 해당 법관은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의 태도나 수사의 적정성 등을 문제 삼는다는 명분인 것으로 보이지만, 고위공직자 간 비난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라 법조계에서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 부장판사는 어제(23일) 오전 법원 내부 전산망에 '역사를 위해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 수석을 비판했습니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검찰의 밤샘 수사 관행을 비판했습니다. 또 지난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했다가 새벽에 귀가한 뒤 올린 글이라, 사실상 법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후 조 수석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관은 재판 시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 외 스스로 행한 문제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 그 예로 "재벌 최고위 인사에게 문자 보내기, 사법 농단 수사에 대한 조직옹위형 비판 등"이라고 적었습니다. 과거 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사실을 에둘러 들춰내면서 당사자를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강 부장판사는 이날 "모 수석이 가담하리라는 점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이참에 제 주장에 동참해 수사기관을 총괄하는 지위에서 당장 지금부터라도 악습 철폐에 나서는 법적, 공적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더이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길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