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또다시 승소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여자근로정신대에 동원돼 강제 노역한 피해자와 유가족의 소송은 1·2·3차로 나뉘어 진행 중인데 앞서 1·2차에 이어 이날 3차 소송에서도 미쓰비시의 배상 책임이 인정됐습니다.
광주지법 민사항소2부(김성곤 부장판사)는 오늘(14일) 강제 동원된 86살 김영옥 씨와 최정례(1944년 사망, 당시 17살) 씨의 조카며느리 75살 이경자 씨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2015년 5월 제기된 이 소송에 대해 지난해 9월 김 씨와 이 씨에게 각각 1억 2천만 원과 325만 여원(상속분 기준)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2차 소송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개인 간의 청구권과 책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2012년 대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원고들이 최근에서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돼 청구권 소멸 시효 기산점을 지난 10월 30일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한일청구권 협정에 불법적인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 수행에 동참한 반인도적 행위까지 일일이 개인의 의사를 묻지 않고 포함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권리를 행사할 여건이 아닌데 시간만 갔다고 소멸 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지난 10월 30일 신일본제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난 후에야 원고들의 권리 장애 사유가 해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시 손해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불법 행위를 알게 된 날로부터 10년 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2012년 대법원판결이 파기 환송 건이라 청구 권리가 확정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시효를 놓고 논란이 지속해 원고가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90살 양금덕 씨 등 1차 소송 원고 5명도 앞서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88살 김재림 씨 등 4명이 참여한 2차 소송은 2014년 2월 제기됐으며 지난 5일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정에 출석한 이경자씨는 선고가 끝나자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습니다.
이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300만 원이 필요해서 이 소송을 했겠습니까? 사죄받고 명예 회복하고 싶습니다"라며 죽은 어린 딸에게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은 근로정신대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검토하고 미쓰비시 측의 판결 이행을 위해 강제집행 등 실효성 있는 방법을 일본 나고야 소송지원회 등과 모색할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