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을 사진으로 남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지검은 오늘(3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 씨가 지난 5월 25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 씨를 살해할 당시 미리 구매한 수면제인 졸피뎀을 카레라이스와 음료수 등에 넣어 피해자가 먹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고 씨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은 전남편 강씨의 혈액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고 씨는 제주에 오기 전날인 5월 17일 충북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처방받아 해당 병원 인근 약국에서 구매했습니다.
키 180㎝, 몸무게 80㎏인 강씨가 키 160㎝, 몸무게 50㎏가량인 고 씨에게 제압돼 살해당한 것은 바로 졸피뎀 때문이었습니다.
졸피뎀은 술과 함께 먹거나 과다 복용할 경우 기억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수면유도 효과가 뛰어나 종종 범죄에 악용돼왔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시각은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입니다.
검찰이 이러한 추정을 하게 된 데는 고유정의 휴대전화에 남긴 사진 3장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고 씨는 촬영 소리가 나지 않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당일 오후 8시 10분에 촬영된 사진에는 범행시간으로 보이는 벽걸이 시계와 오른쪽 하단에 강 씨의 신발 등이 함께 찍혔습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싱크대 위에 카레라이스를 다 먹고 난 뒤 햇반과 빈 그릇, 졸피뎀을 넣었던 분홍색 파우치(간단한 소지품을 넣는 작은 가방)가 놓여 있습니다.
이외에도 범행을 한 뒤 고 씨가 제주를 빠져나간 5월 28일 오후 8시 54분쯤 완도행 여객선 5층 갑판에서 훼손된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여행용 가방을 놓고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고 씨는 이후 오후 9시 29분부터 43분까지 주변을 살피면서 여행용 가방에서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봉지를 꺼내 5분간 버렸습니다.
검찰은 고유정에게 이와 같은 사진을 찍은 이유에 관해 물었으나 진술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고유정에게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는 습성이 있다는 현 남편의 진술이 있다"며 해당 사진 3장을 유의미한 증거로 특정하게 됐다 설명했습니다.
또 고유정의 의붓아들이 지난 3월 2일 사망하기 전날에도 고 씨가 현 남편에게 카레라이스를 먹였던 것으로 보아 졸피뎀이 체내에 얼마 동안
고 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 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혐의는 살인과 사체손괴·은닉입니다.
검찰은 지난 1일 20일간 이어진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