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서울톨게이트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온 전국 요금수납원 노조원들이 경부고속도로를 기습 점거해 출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4일 경기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서울톨게이트에서 집회중이던 노조원 600여명중 200여명이 톨게이트 진입로 12차로중 절반인 6차로를 기습 점거해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에 사전 신고되지 않은 불법 점거였다.
최초 4개 차로를 점거한 노조원들은 이후 6개 차로로 점거 범위를 넓혀갔고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오전 8시 8분께 노조 간부 등을 중심으로 연행을 시작했다.
시위 해산, 연행 과정에서 몸싸움 등이 벌어져 노조원 26명과 경찰관 1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연행 과정에서 '어지럽다' '허리·팔 등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노조원들이 있어 11명을 병원으로 후송했다"면서 "경찰관 1명도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 피해사실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이 연행한 노조원은 22명으로 경상남도, 천안, 안산 지부 노조 지도부 등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연행한 노조원들을 일단 교통방해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원들의 도로 불법 점거가 오전 9시 10분까지 이어지면서 이 구간을 이용하기 위해 차를 몰고 나온 운전자들은 1시간 20분 동안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려야 했다. 해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도로를 기습 점거한 노조원들이 모두 바닥에 누워 옆 사람의 팔을 끼며 스크럼을 견고히 짰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부산방향 진입로 점거는 요금수납원 노조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톨게이트에서 텐트농성에 착수한 지 닷새만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 영업소지회 노조원들은 도로공사 자회사가 아닌 공사에서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하며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앞서 도로공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존의 용역회사 소속이었던 요금수납원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영업소노조·서비스노조 조합원 등 5000여명은 자회사 전환 방식에 동의했으나 1500여명은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성남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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