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울산에서 석유제품운반선이 폭발하면서 바로 옆 유조선에도 불이 옮겨 붙었지만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었습니다.
당시 유조선 선장이 마지막까지 남아 선실을 샅샅이 살피고 맨 마지막에 탈출하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세월호 사고 때와는 너무도 달랐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폭발 사고로 불이 옮겨 붙은 유조선의 내부입니다.
방제복을 입은 남성이 소리를 지르며 선실 내부를 뛰어다닙니다.
방마다 문을 두드리고, 잠긴 곳은 열쇠로 열어가며 선원들이 있는지 직접 확인합니다.
매캐한 연기를 뚫고 1층부터 3층까지 샅샅이 수색합니다.
해경의 탈출 명령도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탈출하세요. 안 돼요."
이 남성은 필리핀 국적의 유조선 선장입니다.
기름이 실린 배가 언제 또 폭발할지 모를 위험 속에서도 선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맨 마지막에 탈출했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선장이 홀로 남아 있을 땐 배 중앙까지 불이 옮겨 붙은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옆 선실로 불이 번지기 직전이었습니다."
끝까지 배에 남아 선장을 설득한 해경 구조대원 덕에 선장도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박철수 / 울산해경 구조대
- "그(탈출한) 이후로도 추가 폭발이 몇 번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계속 (배에) 계셨다면 좀 위험하지 않았을까…."
이번 폭발과 연이은 화재로 18명이 다치긴 했지만 긴박한 구조작전 덕에 단 1명도 목숨을 잃지 않고 선원 46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이경규 VJ
영상편집 : 이우주
영상제공 : 울산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