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딸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 징역형

생후 3개월 된 딸을 집에 혼자 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부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A(28·무직)씨에게 징역 5년을, B(28·여·회사원)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또 이들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18일 오후 6시께 경기도 남양주시내 자신의 집에서 생후 3개월 된 딸과 함께 있던 중 "밖에서 저녁 식사 하자"는 아내 B씨의 전화를 받고 혼자 외출했습니다.

나가기 전에 딸에게 분유를 먹이고 엎드린 자세로 잠들게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A씨는 오후 8시 30분께 혼자 귀가했으나 딸을 살피지 않고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B씨는 다시 지인을 만나 외박했고, 다음 날 아침 A씨를 불러내 함께 아침 식사를 한 뒤 출근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께 집에 돌아온 A씨는 그제야 딸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119 구급대에 신고했으나 생후 3개월 된 딸은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경찰의 부검 의뢰를 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딸은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한동안 있었기 때문에 세심한 보호가 필요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이 부부는 1주일에 2∼3회 딸을 집에 두고 외출해 술을 마셨습니다. 이웃의 신고로 경기북부 아동보호소 직원이 방문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딸의 엉덩이는 오랜 시간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발진 탓에 피부가 벗겨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비위생적인 집안 환경에도 경악했습니다.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와 술병, 담배꽁초 등이 널려있고 청소를 하지 않아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이 부부에게 3살짜리 아들도 있었는데 잘 씻기지 않아 몸에서 악취가 났고 음식물이 묻거나 곰팡이 핀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부부는 구속된 뒤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부부는 "딸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없었고 양육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양육 의무를 소홀히 해 딸을 숨지게 했다"며 "유기·방임 행위가 통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죄책이 무겁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피고인 B씨가 임신 중인 점,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향후 3살짜리 아들을 양육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