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여성은 성적수치심 적다?…2심 꾸짖은 대법원

【 앵커멘트 】
'사회 경험이 풍부한 67살의 여성의 성적 수치심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지난여름 광주고법의 황당한 판결문 기억하시죠?
나이가 많아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한 2심 재판부를 대법원이 꾸짖었습니다.
강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9월, 광주에서 교감으로 재직 중이던 한 남성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여성 운전자를 성추행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남성은 같은 해 11월 해임됐는데, "해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징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2심은 남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회 경험이 풍부한 67세 여성이고, 피해자가 느낀 정신적 충격이나 성적 수치심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또 한 번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낀 나머지 피의자에게 하차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 경험이 풍부하다거나 상대적으로 고령인 점 등을 내세워 사안이 경미하다고 단정 지을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피해 여성의 나이로 성적 수치심의 정도를 판단하려 했던 2심 재판부를 대법원이 꾸짖은 셈이 됐습니다.

MBN뉴스 강영호입니다.
[ nathaniel@mbn.co.kr ]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