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결과론의 딜레마가 작용한 2번의 결정적인 타이밍이 승부를 갈랐다.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중요한 2번의 교체가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서 9안타 10타점을 합작한 손아섭, 전준우, 이승화의 맹활약에 힘입어 13-6으로 승리했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두 번의 중요한 선택이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6회 1사 1,3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박준서가 결승 적시타를 때려낸 이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김시진 감독은 “최근 감독의 선수교체 결과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사실 언론이나 팬들은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투수의 경우에는 볼의 높낮이와 평소 선수의 던질 수 있는 최대치를 넘겼는지 여부와 공의 실제 체감속도를 보고 판단한다”며 교체의 정확한 기준을 언급했다.
어떤 감독도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이상 결과적으로 완벽한 선수 교체 타이밍을 알지는 못한다. 최상의 결과 대신 최선의 결과 혹은 차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애쓸 뿐이다. 경력 6년차인 김 감독에게도 그것은 난제였다. 김 감독은 “하지만 정답은 없다. 현재 몸 상태와 데이터를 검토해 필승 릴리프와 승리조를 내더라도 그 선수가 맞을 수 있고, 패전조가 의외의 활약을 펼치기도 하는 것이 야구다”라며 “감독은 일이 일어나기 전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다.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투수 교체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김시진 감독의 경기 중 첫 번째 핵심 선택이었던 송승준의 교체 타이밍은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됐다. 송승준은 4이닝까지 매 이닝 선두주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2실점(1자책)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5회도 안타, 도루, 볼넷, 몸에맞는 볼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이어 송승준은 윤석민에게 땅볼로 1점을 더 실점했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아내면 송승준의 승리투수 요건과 롯데의 리드가 지켜지는 상황. 하지만 송승준은 대타 오재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의 선택과 김시진 감독의 선택의 희비가 엇갈린 것. 하지만 앞선 4이닝 동안 송승준이 위기를 탈출한 과정과, 그간의 신뢰를 감안하면 수긍할 수 있는 김 감독의 선택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롯데는 손아섭의 스리런홈런으로 끌어오른 분위기가 한번에 식으며 승기를 뺏길수도 있는 힘빠지는 내용이었다.
송승준이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 5회 2사 상황에서 동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하지만 두산의 오현택은 올해 오히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2할6푼2리)보다 좌타자를 상대로 강했던(피안타율 2할1푼4리) 사이드암이었다. 사실 이런 일반론도 무너진지 오래. 현대 야구에서는 좌타자에게 강한 옆구리투수도 많다.
결국 김시진 감독의 대타 작전은 적중했다. 박준서는 오현택의 6구째 낮은 공을 절묘하게 받아쳐 좌전 결승 1타점 적시타를 기록, 6회 6득점 대폭발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6회 승부처
결과론은 사실 드러난 결과만을 놓고 평가하는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결과는 무수한 고민들과 여러 우여곡절, 다양한 순간들로 나타나는 입체적인 일들이 필수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경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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